
지금까지 국내 금융계의 글로벌 사업역량은 일천하고 기업체들의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 지원에 취약했으며 직접 법인을 설립-산업 시너지가 커질 수 있을지 여부 또한 궁금증을 몰아 왔다. 더불어서 저금리 시대를 관통하기 시작하면서 해외 금융자산 간접투자가 늘어나는 움직임 속에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낳고 있어 앞으로 동향을 눈 여겨 봐야 할 전망이다.
◇ 비금융 융복합 지원 땐 기업들 해외사업에 단비 듬뿍
비록 선진국 경기 불안요인 때문에 해외 직접투자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이긴 하지만 정책금융공사가 구상중인 해외진출 지원 펀드 투자 본격화 계획은 큰 노림수를 품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분기당 60억 달러를 웃돌던 직접투자는 2,3분기엔 56억~57억 달러 규모로 주춤거렸다. 올해 까지는 기업이 해외법인 또는 생산시설을 세울 때 아니면 해외기업 M&A에 동반 투자 등에 한정했던 투자 범위를 공사는 과감히 넓힌다고 밝혔다.
새해부터는 기존 투자대상에 더해 국내기업 거래 상대방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에도 나서고 장기적으로 여신금지 업종을 빼고는 대상에는 한정을 두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에 상대방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에는 국내 기업 고용과 매출에 효과가 크거나 주요 자원 자주개발률을 높일 수 있는 경우에 투자 젖줄을 대어 주겠다는 이야기.
펀드를 통한 자금공급에 그치지 않고 공사와 펀드 운용사들의 노하우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기업체 혼자 해외진출 또는 사업화 하는 경우보다 성공가능성을 훨씬 높이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공사 장 훈 투자금융부장은 “투자 수요를 가려 내고 신규 펀드 결성을 해서 중소기업 해외진출까지 크게 촉진하려면 1~2년 정도 꾸준히 추진해야 하겠지만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개별 프로젝트 지원은 단기간 착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직접투자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가 급랭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숨통을 트면서 직접투자의 규모와 질을 높이는 촉매 노릇을 할 전망이다.
◇ 주력 시장 촘촘히 주력하면서 개척정신 꿈틀 어디까지?
크게 보아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은행 해외진출에서도 새로운 경향이 태동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현지 진출한 국내기업이 많고 교민 기반이 충분한 곳을 중심으로 사무소 또는 지점을 많이 내는 쏠림 현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일부 은행들이 다른 은행이 아직 진출하지 않았거나 시장잠재력에 비해 다른 은행과 경쟁압력이 약한 곳에 진출하는 뚝심을 보이고 나섰다.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 처음으로 미얀마 사무소를 열었고 이에 앞서 경쟁압력이 약한 브라질에 법인을 세워 남미 교두보를 삼았으며 광대한 인도 시장 개척에 차별성을 확보위해 인도 첸나이 지점을 열었다. 인도 경제 주요 거점에 지점을 둔 곳은 뭄바이 지역 고참인 신한은행, 같은 곳에서 올해 지점으로 전환한 국민은행 그리고 우리은행 셋이 부각된다.
국제금융 강점을 표방하는 외환은행 역시 필리핀 클락 지점과 터키 이스탐불 사무소를를 낸 데 이어 남미 3대 거점 브라질, 칠레, 파나마 말고 유망한 곳을 추가 진출해 글로벌 네트워크 차별화 강도를 높인다.
신한은행도 일본 현지법인 SBJ가 나고야지점을 내면서 관동과 관서를 잇는 거점망에 무게를 더하면서 독보적 행보를 이어갔다.
물론 은행 해외 네트워크 진출에 대해선 금융계 안에서도 이견이 상충한다. 교민이나 한국계 기업을 놓고 출혈경쟁하는 비생산적인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신규 개척 중심으로 현지화 영업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이종 통화 수신기반 및 자산의 고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해외 비즈니스 볼륨을 키운다면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견해가 아직은 지배적이다.
◇ 이머징 채권 수익률 달콤하지만 크레딧·환율 등 리스크가 고비
은행권 프라잇뱅킹 부문에서 투자 바람이 솔솔 불고 있는 해외 금융자산 투자 분야 또한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미국의 수익률 높은 채권 등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올 들어 10월 말까지 9000억원 정도 투자가 몰렸고 신흥국 채권펀드에도 10달 동안 350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앞으로 전망과 관련 지난 6일 오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온라인 미디어 뉴스핌 주최 ‘해외채권 인기, 바람인가 추세인가’ 세미나에서 삼성증권 조완제 투자컨설팅팀장은 해외 채권투자 우선 순위를 “이머징>선진·중남미>시흥아시아” 등의 순으로 꼽았다.“국내 투자자에게 이머징 고금리는 거부하기 힘든 메리트”이고 “브라질 등 중남미 국채는 압도적 일드메리트와 장기 크레딧 개선 가능성이 긍정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국내 대표적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도 앞으로 해외채권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뉴욕사무소를 활용해 북미 지역 회사채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이머징 마켓 채권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저금리 환경에서 기대할 게 없는 수익률을 좇으려 환율리스크와 크레딧리스크를 기본으로 깔고 지금도 불투명한 선진국 경기회복과 신흥국 성장세 지속 여부를 통찰해야 하는 부담은 결코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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