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은 다른 나라 감독기구와 가동 중인 감독자협의체에 국내 은행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추진해 지난해 신한은행에 이어 올해는 지난 달 29~30일 우리은행이 수혜를 입었다. 주요국 감독기구와 밀접한 소통을 통해 나라별 금융 환경과 법제도 관련 정보를 생생하고 폭넓게 얻을 뿐 아니라 인맥 및 조직간 네트워크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 우리 두 은행이 진행한 감독자협의체에 참여한 감독기구들은 국내 은행들이 이미 진출한 나라 일색이라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 지난해 4개국 6개기관 올해 5개국 5개 기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신한은행이 진출한 독일, 중국, 일본, 인도 등 4개국 6개 감독기관에서 총 8명의 감독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감독자협의체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이어 지난달엔 우리은행이 진출한 미국, 영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5개국 5개 감독기관에서 총 10명의 감독자들을 초청해 제 2차 감독자협의체를 열었다.
외국 감독기구와 네트워크를 돈독히 하고 법·제도 및 시장 관련 정보교류를 목적으로 진행하던 협의체를 국내 금융회사가 함께하는 방식으로 전환, 해외 비즈니스 기반 확대에 도움을 얻으려 한 것이다. 즉, 참가한 각국 감독자들간 의견공유와 토론의 기회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향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자리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 위기가 지속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감독당국자간 협력과 정보공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감독자협의체에 참가한 각국 감독자들간 의견공유 등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감독자협의체는 국내 은행들이 이미 사무소·현지법인 형태 등으로 나와 있는 현지감독당국과의 만남으로 국한되어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아직 진출해 있지 않은 곳은 배제되기 때문에 새로운 유망권역 발굴 또는 시장 개척하는 일은 오롯이 개별 금융회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타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 진출국 영업네트워크 심화엔 유익 신규진출과는 먼 거리
대형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의 현지 제도, 거래관행 등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감독자 협의체를 활용해 현지 감독당국과의 자리를 마련해줘야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도움이 된다”며 “이미 진출해 있는 나라의 감독당국과의 감독자 협의체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은행 한 관계자도 “이미 진출해 있는 나라와의 감독자 협의체의 경우 사무소를 지점이나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데 는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순 있지만 그 이상 그 이하의 영향을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며 “감독자 협의체의 폭을 넓히고 대상 은행도 점점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