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은행 주택대출 착시 벗어야 길 뚫어 간다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2-08-13 08:11 최종수정 : 2012-08-13 12:20

은행들 공사 보금자리론·적격대출 후 유동화 급증
채권 양도분 합해 7월까지 11조원, 전년비 5.5조 차
결국 MBS 발행해 리스크 넘기지만 마진압박 불가피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은행 주택대출 착시 벗어야 길 뚫어 간다
은행이 안고 있는 잔액 기준으로 보면 주택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금융공사(이하 공사)의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포함해 은행들이 대출채권을 다른 기관에 넘긴 것을 합하면 결코 기세가 꺾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올해는 유난히 대출채권을 은행 외부로 떠넘기고 유동화한 규모가 강세를 띠고 있고 7월엔 잔액기준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을 오히려 크게 압도했다.

은행들이 여러 이유로 공사 모기지론과 적격대출 취급을 늘리고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대출수요에 조응하는 방도로서 자체 상품과 공사 상품 위탁취급을 병용하고 있는 셈이다.

◇ 1~7월 주택대출 실제 증가, 지난해 16.5조 올해 11조원

한국은행 가계대출 증감치 통계로 추이를 살펴 보면 올해 1~7월 중 주택대출 잔액은 약 4조 8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잡힌다. 물론 이것이 전부가 아니니까 함께 봐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전문가들이 있다.

공사 모기지론과 적격대출을 포함해 은행들이 대출채권을 팔아서 넘긴 규모는 올 들어 모두 약 6조 1000억원이다. 잔액에 포함 돼 잡힌 규모와 유동화시킨 규모를 합하면 11조원. 지난해와 비교해서 결코 급감했다 할 수 없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엔 7월까지 잔액 기준 증가 규모 12조 7000억원에 유동화 규모 3조 8000억원을 합해 16조 5조원 규모로 주택대출이 순증했다.

◇ 대내외 불안 가중 부동산경기 악화 했는데도

올해 부동산 경기가 더욱 나빠졌고 대내외 경제불안이 가중된 상태에서도 이 만큼 움직임이 있었다면 주택대출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고 판단하기 충분해 보인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유동화 시킨 부분을 포함한 주택대출 증가금액이 3개월 연속 2조원 넘어서면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유동화 규모의 역할은 5월 이후 석달 연속 실제 주택대출 증가규모 2조원 돌파 과정에서 달을 거듭하면서 1조원(5월), 1조 1000억원(6월), 1조 7000억원(7월)의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막대하다. 유동화 규모는 지난 1월에도 5000억원으로 대출 감소 폭을 상쇄시킨 바 있고 2월과 4월엔 각각 7000억원과 8000억원으로 존재가치를 다져 놓은 바 있다.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주택대출 시장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 외부로 유동화시킨 대출잔액이 늘면서 은행 자산성장은 위축되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 적격대출 취급 늘어난 것이 기폭제?

은행들이 외부로 넘겨서 유동화하는 것 대부분이 공사 보금자리론들과 지난 3월 중순 공사가 선보였던 적격대출 관련 채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들어 은행들이 유동화 규모를 키운 것을 두고 적격대출 취급이 급격히 늘었던 것이 주요인이라는 시각도 있고 적격대출이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 것일 뿐 은행들의 유동화 노력이 커졌던 탓이라는 분석이 혼재된 상황이다.

일단은 적격대출이 출시된 지 넉달 반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엔 이른 시점이다. 5월까지 적격대출 취급규모를 다 합해 봐야 1조원이 넘지 않았고 6월과 7월 각각 1조 1390억원과 1조 2563억원으로 본격 성장세가 시작된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5월 이전에도 유동화로 이연 시킨 주택대출이 만만치 않았던 것은 은행들의 유동화 선호 움직임과 밀접하다.

이런 가운데 적격대출의 성장세는 폭발력을 키울 전망이다.

스탠다드차타드, 한국씨티, 농협은행 등이 일찌감치 취급에 나섰고 하나은행이 6월 말, 신한은행이 지난달 25일 가세한 데 이어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이달 들어 합류했으며 우리은행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가세는 파괴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적격대출의 흡인력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오는 2016년 말까지 3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처지에 기인한 바 크다.

또한 은행들은 장기대출 비중을 늘리라는 감독당국 뿐 아니라 사회적 요청에 직면해 있어 초장기 조달 길이 막막한 현재로선 자체 상품 규모를 늘리기 어려워 공사 보금자리론 취급을 늘려야 할 유인이 있다.

◇ 적격대출 포함 유동화 봇물 현상에 담긴 득실 논의

은행들의 유동화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을 둘러싼 논의나 검토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면이 여럿 부각된 가운데 부정적인 면 또는 유념해야 할 부분을 지적하는 시각이 대두하는 차원이다.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적격대출 중심으로 주택대출시장이 재편되면 △가계여신 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낮추고 △MBS 발행 증가를 통해 장기채 시장을 두텁게 할 수 있으며 △은행의 자금조달 및 채권관리 부담을 낮춘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살폈다.

아울러 유동화 한 만큼 대출 성장률이 낮아지면 이자수익 기반의 정체현상을 빚을 수 있고 사실상 은행 자체 상품들이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 상품과 경쟁하는 상황으로 흐르기 때문에 이자마진 감소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주택대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당국 한 관계자 역시 “은행들이 유동화 규모를 늘리는 것은 유동화 하는 만큼 자산 운용의 여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고 단기 수수료 수입은 생기되 이자이익 기반은 그 만큼 정체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추세적 영향이 어떻게 이어질지 살펴봐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은행 수익성 측면 말고도 눈여겨 볼 부분은 또 있다. 비록 지금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거론될 만큼 채권시장 여건이 좋아 MBS 발행이 순탄할지 몰라도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투명성이 전혀 걷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동화 노선이 탄탄대로라고 확신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다.

◇ 장기 조달 인프라 밀고 은행권 스스로 운용역량 끌어야

금융당국이 서둘러 온 커버드본드 발행과 육성을 위한 제도적 정책책 뒷받침 노력 역시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커버드본드 등 초장기 자금조달 인프라가 극히 빈곤한 국내 형편 속에서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안정적으로 늘리기란 우물 가에서 숭늉찾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익명을 청한 시중은행 한 간부는 “어떻게 보건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리스크를 은행 내부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정에 따라 상황이 흐르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공사 상품을 가져다 와서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하고 리스크 관리 방안을 짜는 등 자체 상품 운용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미룰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