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포커스] “대부업 규제 일변도 보단 인센티브 정책병행”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9-25 23:28

한국대부금융협회 양석승 회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포커스] “대부업 규제 일변도 보단 인센티브 정책병행”
저신용자들 생계형 대출 지원해주는 마지막 금융창구

저축銀 구조조정 여파 ‘제한적 영향 미칠 듯’ 분석도

“소비자금융업법 등으로 법 개정도 고려해야” 지적

대부업체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일변도 정책 등으로 대부업 시장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대부업체의 경우 잇따른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파동과 ‘5%룰’ 탓에 자금조달이 막혀, 신규 대출 영업은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가 된지 오래다. 게다가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대형 대부업체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규 대출영업 자제를 요구받고 제한된 대출만 취급하고 있을 뿐이다. 극심한 차입난과 제한된 대출영업은 대출자산 정체나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고객 연체율 증가 등으로 그대로 투영됐다.

지난 2002년 정부 권유에 따라 양지로 나왔던 중소형 대부업체들이 10년 만에 다시 음지로 들어갈지 아니면 아예 문을 닫을지 여부를 고민해야 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정부와 업계 간 가교역할을 하며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금융 실상을 정부와 정치권에 적극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는 양석승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을 만나 그가 얘기하는 업계의 현주소와 진단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저축銀 위기를 대부업체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최근 저축은행에 대한 2차 영업정지 여파 등으로 대부업계가 다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전체 차입금의 약 25% 가량을 저축은행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양석승 회장은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확한 집계는 안됐지만, 7개 저축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 일부 확인되고 있고, 또 만기연장이 힘들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원사(대부업체)들이 그 동안 차입처를 다변화해 왔기 때문에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저축은행업계의 위기로 인해 최근 저축은행에 밀리던 소액신용대출 시장의 경쟁력을 대부업계가 다시 되찾아 올 수 있는 기회라고 내다봤다. 또한 양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규제일변도 정책과 상한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가급적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정부가 막강한 권력으로 시장을 통제하고 망가뜨리려고 마음만 먹으면 힘없이 쓰러지는 게 소비자금융이다. 주요 대부업체의 대출원가금리가 약 36%인 점을 감안할 때 현행 연 39%인 최고이자율이 추가 인하된다면 많은 대부업체들이 줄도산하고 불법 사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합법 대부업체가 감내하기 힘든 급격한 상한금리 인하는 결국 불법 사채를 양산하고 서민들의 돈 빌리기가 더욱 어렵게 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금융당국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부업체가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부업계의 대출잔액은 약 7조 5000억원으로 총 가계부채 900조원 가운데 1%가 채 안되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본다. 게다가 대부업 이용 고객 대부분이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서민이고, 대출용도 역시 생계에 필요한 자금이므로 이들에 대한 대출 축소는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은 대부중개수수료 인하를 강제로 규제하는 법안까지 입법 예고하면서 대부업 시장 기반을 더욱 흔들고 있다. 광고 규제 등으로 대부중개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부중개수수료까지 강제적으로 제한하게 될 경우 대부업 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 상호변경 등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정책 절실하다

이에 대해 양석승 회장은 모객비용을 낮추기 위한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선 도입을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시장충격을 원만하게 흡수할 수 있도록 최고 수수료율을 시장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인하해 나아가야 한다고 제기했다.

“현재 시장평균 중개수수료율이 8%대인데 갑자기 5% 이하로 강제 인하하면 상당수의 대부중개업자가 영업을 중단하거나 고객에게 불법수수료를 받을 것이다. 대부업체의 대부중개업자 의존도가 70%가 넘는 상황에서 대부중개업자가 대거 사라진다면 대부업체는 더 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광고를 통해 고객을 모집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그는 이어 지난 2002년 법제정으로 인해 대부업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 대부업을 소비자금융 등과 같은 상호를 바꿀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행 대부업법에서는 면허 없이(무등록) 대출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대부업자이고, 면허를 갖고(등록) 대출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대부업자로 부르고 있다. 마치 의사 면허없이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을 법에서 의사로 규정한 것과 같다는 게 양 회장의 주장이다.

“국민들은 아직도 제도권 금융회사인 대부업체를 예전의 사채 또는 사금융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대부업’이란 용어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고 현행 법률에서 불법업자와 합법업자를 모두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업법’을 ‘소비자금융업법’으로 변경해서 국민들이 합법업자는 소비자금융회사로 부르고, 불법업자는 불법사채업자로 부르도록 차별화해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아울러 소비자금융회사에게는 자금조달방식과 손비인정범위 등에서 금융기관에 준하는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양 회장은 제기했다.“일본계 대부업체는 일본에서 저리의 자금을 무한정 끌어와서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반면, 국내 토종 대부업체들은 은행이 저금리의 자금을 대출해주지 못하도록 감독당국이 지난 2003년부터 창구지도를 통해 막아놓았다. 제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다보니 조달금리가 높아 대출금리도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은행에서의 직접적인 자금조달이 허용되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저축은행 수준의 낮은 대출 금리도 가능할 것으로 양 회장은 내다봤다.

◇ 양석승 회장, 그는 누구인가

지난 1970년대 총무처 법무관실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해 1975년 재무부를 거쳤으며 이후 1982년부터 20여년을 신한은행에서 재직했다. 제도권 금융기관의 정식 코스만 걸어온 셈이다. 신한은행 설립 준비위원으로 입사해 7개 지점장을 역임하고 자산운용담당 상무까지 은행맨으로서 근무한 것. 그러던 그가 2004년 5월. 아프로파이낸셜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부업계에 몸담게 됐다. 그리고 지난 2005년부터는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대부업계의 변화를 위해 선두에 섰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도 많아 스리랑카 현지의 기업 창업을 지원하는 등, 양국 교류에 힘을 쏟기도 했다.

이 결과 최근 스리랑카 스리다모다 대학에서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꾸준히 정상 대부업체들의 양성화와 불법 대부업체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 온 그는 대부업체들의 ‘제도권 편입’을 위해 그리고 서민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으로서 정부와 고객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정책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업계 사람들까지 부지런히 만나왔다. 그는 이제는 대부업체들도 상장 등을 통해 투명한 경영과 고객 서비스를 마련해 나가야 할 때가 됐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 금융 활성화에 대부업체도 한 몫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한 그의 모습에서 밝은 내일의 대부업 시장을 기대해 본다.

                                     〈 프 로 필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