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기업은행장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09년 9월 18일 IBK캐피탈이 해킹당해 3만5765명의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말했다. IBK캐피탈은 기업은행 자회사다.
조 행장은 “지난해 2월 해킹 사실을 인지하고 8월부터 여러 가지 보안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당시 고객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사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6개월이 되도록 해킹 사실을 몰랐던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IBK캐피탈의 정보보호 인력은 단 한명, 정보보호 예산도 지난해 1억원에 불과했다가 올해 들어서야 6억원으로 늘리는 등 대응이 매우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행장은 “정부 기준에 따라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 왔다”면서 “앞으로 제가 직접 자회사들을 챙기면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고객 사과 및 피해 보상 여부에 대해서는 “IBK캐피탈 자체적으로 해킹사고를 고객들에게 다 공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시 일부 고객들이 항의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IBK캐피탈의 해킹 의혹은 지난 13일 검찰이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한 대부업체 직원 윤모(35)씨를 구속하면서 처음 드러났다. 윤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14차례에 걸쳐 인터넷상에서 IBK캐피탈을 비롯한 금융기관 등이 관리하는 고객 74만여명의 개인정보를 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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