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한은은 연 5.00%였던 기준금리를 연 5.25%로 올렸으나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닥치자 이듬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단행, 기준금리를 연 2.00%까지 낮춘 바 있다.
한은은 그러나 중소기업 대출 유인을 위해 총액대출금리는 현행대로 1.25%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상은 일반적인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이데일리가 최근 국내시장 전문가 11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달 인상을 예상한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8월이나 9월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번 금리인상은 국내 경제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를 지금처럼 낮은 상태로 계속 유지하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수출이 4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올들어 넉달 연속 80%를 웃도는 등 실물지표는 금리를 올려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고용시장도 기지개를 켜기는 마찬가지. 정부는 당초 올해 취업자수가 25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경기회복세를 근거로 전망치를 30만명으로 늘려잡았다.
반면 물가상승압력은 조금씩 고조되는 상황이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소비자물가는 2%대로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이후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지금의 물가 안정세가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로 한은의 전망치(2.2%)를 넘어섰다.
금통위도 이를 감안해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 기조 위에서 운용하겠다는 표현을 새롭게 넣은 바 있다.
관리자 기자 sh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