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 및 동남아시아를 집중공략하고 있지만 보수적인 해외금융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인도 내에 3번째 지점인 첸나이 지점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인도중앙은행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첸나이는 국내기업들이 100여개가 진출해 있고 현대차와 그 협력업체들이 밀집해 있는만큼 금융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인도 금융당국은 3년째 허가를 미루고 있다.
신한은행은 관계자는 “현재 뉴델리와 뭄바이 지점 두 개나 있기 때문에 승인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도는 자국 금융산업 보호를 위해 다른 나라보다 승인허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 정부가 금융부문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부터 한-인도 CEPA(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협상이 발효되는 만큼 올해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아래 지난 2008년부터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당국의 규제 등의 여건이 여의치 않아 아직도 현지 사무소로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7월 중국 길림은행과 지분참여계약 체결 후 지난해부터 3억1600만달러를 투자해 18.44%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물건(지분)을 팔고 살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협상으로 쌍방의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분매입 시기나 조건 등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화 추진으로 수신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산업은행도 최근 매물로 태국 7위권 상업은행인 시암시티은행(SCIB) 인수추진을 해왔지만 포기했다.
산은은 “인수조건 중 일부 항목 가운데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으로 향후 경영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산은은 최근 ‘볼커룰(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분리)’로 불리는 미국의 금융규제 방안도 CIB로의 전환을 추진하던 산은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해외진출이 순탄치만은 않지만 은행들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시장의 성장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 수익원인만큼 해외시장 진출에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생존을 위한 몸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은행이 해외시장 공략 성공여부에 따라 은행권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은 필수”라며 “글로벌 은행에 비해 국내 은행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만큼 우선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