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고금리 수신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저축은행의 업계 1년만기 평균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최고 7.40% 넘어섰다가 이달 초부터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7% 중반까지 추격했던 은행의 수신경쟁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내리면서 7%대로 떨어졌다.
이어 저축은행도 일부 금리를 내리는 현상을 보이며 고금리 수신경쟁은 마무리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4일 현재 7.36%를 기록해 7일 7.34%보다 0.02%p가 올라갔다.
실제로 14일부터 중앙부산저축은행이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8.2%로 인상했다. 또한 서울저축은행도 12일 정기예금 금리를 8.0%에서 8.2%로 인상했다. 대영저축은행도 8.2%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또 신라저축은행, 제일·제일2저축은행, 현대스위스·현대스위스2저축은행, 신민저축은행, 스카이저축은행, 삼화저축은행 등이 8.1% 금리의 상품을 내놓고 고금리 수신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으로부터 밀려난 우량한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가 발생하면서 수신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회사들의 자금상환 압박을 겪으면서 우량 건설사들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저축은행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성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을 하면서 건설사의 연쇄 부도가 우려되고 있어 은행에서는 우량 건설사까지도 대출자금 상환을 독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우량 건설회사까지 저축은행을 찾는 상황에서 고금리 수신에 대한 부담을 잊은채 수익성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우량 대형 건설회사에게 대출하는 금리를 최고 20%까지 책정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우량 건설회사의 경우 부도 위험이 낮고 대출 금리를 15%에서 20%까지 높은 이자를 책정하고 있어 여신 활성화 차원에서 고금리 수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저축은행의 고금리 수신 경쟁은 연말까지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장기 유동성을 확보한 저축은행은 금리를 내렸지만 풍선효과로 발생한 은행의 우량 물건에 대해 고금리 대출로 수익성 확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 만기 예금의 유출을 막기 위해 고금리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달말까지 8%대를 유지할 경우 저축은행 고금리 수신 경쟁은 연말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