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예금 증가율이 둔화되자 은행들은 상황이 더 나빠질 것에 대비해 한동안 판매하지 않았던 고금리 특별판매 예금을 다시 내놓기 시작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총예금은 4조9205억원 늘었다. 전달(11조8012억원)에 비하면 증가 폭이 절반 이상 준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6009억원이 줄었으며, 저축성예금의 증가 폭도 전달보다 42% 감소했다.
이는 물가 급등으로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둬 봐야 남는 게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정기예금 금리가 연 5.5%일 경우 이자소득세(15.4%)를 제하면 실제 금리는 4.65%가 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4.9%)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원금이 깨진 거나 다름없다. 유가상승 여파로 앞으로 물가가 계속 높아진다면 은행 예금의 매력도 그에 반비례해 떨어진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가마저 상승세가 확연해질 경우 지난해처럼 은행 예금이 증권시장으로 빠져나가는 머니 무브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예금 증가폭이 줄자 은행들은 빚을 늘려 대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2~3월 마이너스를 보였던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규모는 4월(1조7413억원)과 5월(3조5405억원)에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3개월여 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은행의 고금리 특판 정기예금도 부활했다. 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1조원 한도로 연 6%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을 판매한다. 금리는 1년 만기가 연 6%이고, 9개월은 연 5.8%, 6개월은 연 5.6%다.
관리자 기자 sh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