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 강하고 꼼꼼한 스타일, 농협개혁 적임자” 평가
경주 안강 조합장 출신 최원병씨가 제4대 민선 농협중앙회 회장에 취임했다. 최 신임회장은 이로써 회원조합 1197개와 금융점포 830여개, 총자산 241조여원의 대조직을 4년간 이끌게 됐다. 하지만 향후 그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대외적으로는 농협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고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조직원들을 추스러야 하기 때문이다.
◇ 험난한 선거전
최 회장이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12월 27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장 대강당에서 열린 총회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유효투표수 1,183표 가운데 52%인 614표를 얻어 전남 나주의 남평농협 김병원 후보를 제치고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최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김병원 후보에게 130여표차(김병원 442: 최원병 305)로 뒤졌지만, 막판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는 당초 유력후보군에서 빠져 있었다. 다른 경쟁자들은 몇년전부터 꾸준히 회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지기반을 다져왔지만, 최 회장은 올들어 출마준비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장 6번 연임하면서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 ‘농협개혁의 적임자라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농협중앙회장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여기에 경북도 도의원을 4번 역임했고, 도의회 의장을 지내는 등 정치적인 경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으며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 농협은행설립 등 과제
최 회장의 취임으로 농협중앙회 조직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안팎에서는 ‘신경분리’, ‘중앙회 조직의 개편’, ‘지역 농·축·품목 회원조합 농협의 제자리찾기’ 등 농협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도 이런 대내외적인 농협개혁의 요구를 외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 회장으로서는 농협은행설립, 농협중앙회의 지방분권화, 축산·품목농협의 전문유통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그간 최 회장은 선거 공약을 통해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의 혁신 등을 강조해왔고, 당선소감과 취임사에서도 “농협개혁위원회를 설치해 과감하게 농협조직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그는 28일 취임사를 통해 “농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지고 개혁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며 “농협의 역할과 기능을 변화된 시대의 요구에 맞도록 재정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회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변화와 혁신, 신성장동력 확충을 통해 임직원을 위한 농협, 거대한 공룡조직이라는 오명을 벗고 회원농협에 힘이 되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 회장, 강한 추진력
최 회장에 대해 농협안팎에서는 ‘농협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변에서는 “최 회장이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으며 추진력이 강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한번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한치의 차질없이 이행하는 성격이어서, 농협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 최 회장이 농협 내부사정을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다는 점도 농협 개혁에 기대감을 갖게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35년간 농협에 근무했고, 40세에 조합장에 당선된 후 내리 6번이나 연임하면서 농협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여기에 도의원 4선에 도의회 의장, 부의장, 분과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한 경험이 있으며 도의회 의장시절, 행정당국과의 조정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측근에서 보좌했던 안강농협 관계자는 “추진력이 강하고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라며 “직원들과의 대화를 자주 갖는 등 따뜻한 인간미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 회장의 취임에 따른 농협중앙회에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되면서 중앙회 임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어, 농협중앙회 조직개편을 강도높게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앙회장에 당선된 만큼, 화합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중앙회 조직이 개편되지 않겠느냐”며 기대 섞인 반응을 보였다.
프·로·필
■ 생년월일 : 1946.7.1(만61세)
■ 출 신 지 : 경북 경주
■ 학 력
- 포항 동지상업고등학교 졸업
- 위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위덕대학교 경영대학원 재학 중
■ 경 력
- 안강농협 조합장(1986~현재)
- 경상북도의회 4,5,6,7대 의원(4선)
- 경상북도의회 부의장(6대), 의장(7대)
- (현)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 회장
- 석탑산업훈장 수훈(2003)
- 대통령표창 수상(2000)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