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창구에서 판매되는 펀드상품보다 수수료가 낮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복잡한 상품구조와 직접 직원의 설명을 듣기를 원하는 고객 성향탓에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해 1월 업계 처음으로 출시한 인터넷전용펀드 ‘인터넷전용 e-무궁화펀드’의 잔액이 한때 300억원대를 돌파했다가 지난달 기준으로 잔액이 265억원(약 5000계좌)으로 집계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출시한 ‘한중일 인덱스펀드’의 잔액이 190억원어치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e-트리플V펀드’는 2일 현재 381억원(10,931좌), 신한은행 ‘미래에셋맵스 e-오션 KOSPI 200 인덱스 파생상품투자신탁 1호’는 잔액 42억원(1,195좌)를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e-태극 인덱스펀드’를 내놓았지만 계좌수 2221개, 금액 약 40억원에 그쳤다.
은행들은 온라인 전용상품을 내놓으면서 파격적인 수수료 할인혜택을 내세웠다. 통상 펀드 수수료가 높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국민은행은 당시 평균 일반 주식형펀드 수수료 2.5%보다 훨씬 싼 0.9%에 상품을 판매했다.
우리은행은 중도환매수수료를 아예 없애버렸고 인터넷 이용고객의 특성을 반영해 고객이 직접펀드를 설계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펀드 내에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국민은행이 처음 상품을 내놨을 때는 선착순 1000억원 판매를 계획했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온라인 전용펀드의 판매가 낮은 것은 고객의 선호도가 미쳐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펀드는 복잡한 상품으로 인식되는 편이다. 따라서 창구에서 직원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서야 가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품을 인터넷으로만 보고 이해한다는 것에 고객들이 익숙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인덱스 펀드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덱스펀드는 이해하기 쉬워 가입도 쉽다”고 말했다.
낮은 수수료수입도 은행들이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밀지 않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은행의 펀드 판매 비중은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은행의 판매 비중은 △2003년 말 17% △2004년 말 27% △2005년 말 32%에 비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의 펀드 판매 비중이 탄탄한 증가세를 보인 이유는 개인들의 펀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지점수가 많은 은행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창구에서도 잘 팔리는 데 수수료도 얼마 안되는 온라인 상품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전용펀드 판매 현황>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