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국내은행 인터넷뱅킹 상품은 금리면에서 적수가 되지 못한다.
가입단계에 꼭 필요한 실명확인 절차를 은행직원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찾아가서 한다는 것을 빼면 이번에 나온 상품이 국내은행 인터넷뱅킹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금리수준 뿐이다.
주요 대형은행들 대부분은 인터넷뱅킹 전용상품은 거의 없으며 창구 판매 상품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우대금리로 최저 0.1%에서 최고 0.5%까지 얹어주는 게 고작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은행 수시입출식 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12월 1.46%에 불과하다. 더 얹어주더라도 금리수준이 2%를 넘지 않고 그나마 불입액이 일정규모 이상이라야 한다.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 서비스도 우리, 산업 등의 은행이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대구은행 사이버지점처럼 특화된 서비스에만 한정되는 형편이다.
HSBC측은 이같은 실정에 비춰 고객흡인력이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4일 이 은행 관계자는 “CMA나 MMF처럼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거나 MMDA처럼 은행 폐점 이후 이용 못하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1일 기자간담회 때 강조한 것처럼 단돈 1000원을 하루 동안 맡기더라도 3.5%의 획기적 금리를 주는 것이어서 아무리 자투리 돈이라도 목표 금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거액 뭉치돈을 장기예치 고객들이 이 상품에 관심가질 리는 만무하고 점포가 적어 찾는 데 불편한 점 등이 얼마나 매력을 상쇄시킬지는 고객반응이 입증해 줄 일이다.
국내은행 관계자들은 우리와 정서가 적잖이 통하는 일본에서 인터넷 전용은행이 크게 성공하지 못한 사례를 볼 때 크나큰 파급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대형화 겸업화로 국내 은행들이 놓친 고객을 파고드는 전형적 틈새시장형 상품군으로 정착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마이클 스미스 HSBC 아태지역 대표는 “한국이 이상적 시장”이라면서 “이번 상품말고도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위해 검토중이며 한국내 비즈니스 기반 확대에도 관심이 크다”고 말해 공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