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적립률 상향조정조치를 2006년 결산부터 시행하게 함에 따라 은행들은 4분기 결산에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추정에 따르면 약 1조6600억원이 추가 적립돼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액이 약 2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은행은 정상분류자산에 대한 충당금적립률이 기업여신보다 높게 상향된 개인여신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비중도 총여신 대비 5.9%로 분석 대상 은행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신용카드 비중이 높고, 미사용한도 잔액도 타행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돼 총여신대비 추가충당금 규모가 0.5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의 추가 충당금은 각각 4380억원과 5110억원으로 추정했다. 신한카드는 전업계 카드사로서 이번 변경안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신한지주의 경우 추가충당금 적립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하지만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순이익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순익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외환은행은 2005년에 1조9293억원의 사상 최고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06년에도 1조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2년 연속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4분기 당기순이익은 금융감독원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변경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액 1920억원 및 310억원의 법인세 부담 등으로 인해 260억원에 머물렀다.
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은행의 영업 수익력은 매년 꾸준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충당금적립률 상향이유가 내부유보를 통해 건전성 강화목적에도 있는 만큼 외환은행의 배당으로 그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외환은행은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3542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이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투자한 2조1548억원의 16.4%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총 배당액은 최대 배당액(1조9633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며, 배당 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약 12.4%를 기록, 건전성에는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조65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8.4% 늘어났다. 4분기 중 충당금 적립비율 상향으로 약1600억, 팬택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으로 약330억원의 추가충당금 전입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은 3분기 대비 36% 감소했다.
부산은행은 대손충당금 추가부담 발생에도 당기순이익은 2005년보다 2.8% 늘어난 1839억원이라는 사상최대를 달성했다.
대구은행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2405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의 영업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순이익 규모는 전년도 1753억원보다 37%나 증가한 것이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