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에 본점을 둔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이 앞서 팔아 본 결과 실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또 출시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움직임이 크게 출렁일 때일수록 적립식펀드의 가치가 부각되는 법이지만 이마저도 마뜩지 않은 투자수요를 흡수하는 대안으로 테스트를 거치는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은행에서 만날 수 있는 스텝다운형 파생상품 펀드는 기초자산 주가가 기준시점보다 일정 수준 이상이면 정기예금의 2배 넘는 수익률을 꾀하는 것들이다.
6개월마다 관찰하되 충족해야 하는 수준은 갈수록 낮아진다.
최장 2년제로 6개월째 8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면 다음 6개월엔 75%이상, 그다음엔 70%이상, 만기때엔 65%이상이면 되는 식이다.
국민은행은 22일부터 포스코와 삼성중공업 두 종목 개별주가 기초자산에 연동하는 ‘KTB 2 스톡 파생상품 투자신탁’을 오는 7월5일까지 판다고 밝혔다.
만기 최장 2년에 첫 6개월 시점엔 기준주가의 85% 이상이면 되고 다음 6개월마다는 요구 수준이 5%씩 줄어 80%, 75%, 70%로 각각 낮아진다.
두 종목 관찰시점 종가가 모두 이들 조건에 충족하면 12.2%의 수익을 낸다. 만약 두 종목 모두 평가기간 중 기준주가 대비 50%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연 5.0%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물론 한 종목이라도 만기 때 종가가 최초 기준주가의 70%를 밑돌면서 평가기간 동안 한 종목이라도 50%이상 하락한 적이 있으면 손실이 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스텝다운형 상품 투자와 관련 “기초자산으로 잡는 종목이 얼마나 우량주인지, 최소한 원금을 건질 수 있는 구간은 어떤지, 5% 안팎의 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은 어떤지를 꼼꼼히 파악한 상태에서 투자를 결정하시길 권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상품에 앞서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랜드마크 투스타 파생상품 투자신탁’을 내놨다가 225억원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국민은행 펀드 판매 솜씨에 비해 그리 많은 실적은 아니지만 주식시장 흐름을 봐가며 추가로 더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스텝다운형 파생상품 펀드는 전국규모 영업망을 갖춘 은행으로선 산업은행이 먼저 냈었다.
산은은 지난 4월10일부터 닷새 동안 ‘산은 뉴 투스타 파생상품 HL 1호’를 내놓고 60억원을 끌었고 지난 5월26일부터 6월2일까지는 ‘산은 뉴 투스타 파생상품 HW 1호’를 내놔 37억원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HL은 한국전력과 LG를 기초자산으로 했던 것이고 HW는 한국전력과 우리투자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했기에 지은 이름이다.
크게 성공하지 않았지만 산은 역시 오는 27일부터 스텝다운형 뉴 투스타 파생상품 SS1호(예상 이름)를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엔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2년제 말고도 3년짜리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시장 검증에서 앞질러 갈 전망이다.
3년짜리인 만큼 6개월마다 85%에서 5%포인트씩 낮추며 마지막엔 65% 이상이면 되는 구조가 유력하다. 이 상품은 또 만기까지 조기상환을 못하더라도 주가 수준이 기준 때의 50~65% 범위 안에 놓여 있으면 연5%의 수익을 낸다.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더욱 더 두터워지고 있는 가운데 우량종목을 기초자산 삼아 큰 충격에만 빠지지 않으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이런 상품이, ‘타는 고객들의 목마름’을 채울 수 있을 것인지 눈여겨 볼 일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