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미은행을 인수한 한국시티은행의 하영구 행장이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혀 향후에도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예고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 은행권의 지속적인 인수합병 바람으로 총자산기준으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시장점유율이 급상승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몇 년째 시장점유율이 정체상태를 보였으며 외환은행과 제일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자산증가는 수익창출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외환위기 이후 불어 닥친 은행권 구조조정의 결과로 보인다.
특히 과거 27개까지 늘었던 은행 숫자가 최근에는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10개로 합쳐지면서 은행들의 자산증가에 기여했다.
각 은행별 자산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외환위기 당시 9.1%의 시장점유율에서 98년 15.7%로 껑충 뛰었으며, 2001년에는 주택은행과의 합병으로 시장점유율이 28.1%로 대폭 늘어나 1위로 올라섰다.
이후 국민은행의 시장점유율은 2002년 26.8%에서 지난해에는 26.2%로 줄었으나 여전히 2위와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97년 시장점유율이 6.9%에 불과했던 신한은행도 시장점유율 2~3위를 달리던 조흥은행을 지난해 인수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시장점유율은 98년 7.6%에서 99년 8.7%, 2000년 9.2%,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8.7%로 국민은행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단자회사로 출발한 하나은행의 시장점유율도 보람은행과 충청은행 인수에 이어 서울은행까지 삼키면서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7년 하나은행의 시장비중은 2.8%로 지방은행 수준과 비교됐으나 이듬해인 98년과 99년 각각 충청은행과 보람은행을 인수하면서 시장비중을 7.7%로 늘려나갔다.
또 지난 2002년 서울은행과 합치면서 시장점유율은 한자리수에서 10%대인 11.6%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11.5%로 3위에 올라섰다.
반면 외환위기 직전까지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했던 외환은행은 97년 11.1%에서 98년 9.2%로 떨어지더니 2000년 들어 8.6%까지 추락했다.
지난 2002년 시장점유율은 다소 상승해 9.0%가지 끌어올렸으나 지난해 다시 8.9%로 감소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했던 우리은행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에 이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으로 시장점유율이 1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제일은행의 경우에도 시장비중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97년 7.2%에서 98년 6.4%로 감소한데 이어 99년 5.8%, 2000년 4.9%, 2001년 4.7%까지 바닥으로 내달렸으며 현재에도 5%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자산규모는 은행권 구조조정으로 97년말 대비 6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라며 “이는 은행들이 연속적인 인수합병이 이뤄지면서 규모의 경제 실현과 수익원확보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은행권 자산기준 시장점유율
(단위:%)
<참고>국민 = 구 국민은행+주택은행+동남은행+대동은행+장기신용은행
신한 = 동화은행+제주은행+조흥은행
우리 = 상업은행+한일은행+평화은행+광주은행+경남은행
하나 = 충청은행+보람은행+서울은행
한미 = 경기은행
양창균 기자 yangc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