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고 막대한 돈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이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입장에선 기존 여신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비이자수익을 늘리려는 것과 함께 고객입장에선 저금리 시대에 자산 운용처를 다양화하려는 욕구가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 시스템 구축, 전문가 영입 등 투자 = 국민은행은 올해 총 10억원을 들여 파생금융 프론트시스템을 독자개발하고 있다. 다음해 하반기 구축이 마무리된다.
대부분의 은행이 해외에서 시스템을 들여오고 있으나 자체 개발할 경우 향후 유지관리비용이 덜 들고 독립적인 기술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140만불을 투자해 다음해 2월까지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예정이고 신한은행도 지난해부터 결제 및 미들시스템을 준비해 왔으며 현재 마무리 검증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외부에서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그동안 조직의 보수성으로 인해 외부 인력을 충원하는데 소극적이었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하나은행은 올 9월에만 3명의 파생상품부문 경력자를 충원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외부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금융공학실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파생데스크를 만들고 시스템 구축 및 인력충원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점차 파생상품을 직접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은행 파생상품 거래규모 증가 = 은행들의 파생상품 거래규모도 지난 2002년 이후 크게 늘고 있다. 시중, 지방, 특수은행 등 19개 은행의 지난 2000년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146조8130억8800만원이었지만 2003년엔 30%가 증가한 1491조7663억3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2004년 상반기엔 2003년 한해 거래규모의 79%를 이미 달성해 올 한해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주가지수선물·옵션 등의 주식관련 파생상품은 2002년보다 230%나 증가했다.
이는 이자율관련 파생상품이 19%, 통화관련 상품이 32% 늘은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하다.
올 상반기 주식관련 상품은 지난 한해의 70%수준을 달성했으며 이자율관련 상품은 43%, 통화관련 상품은 99%에 도달했다.
거래규모가 늘고 은행들이 이 부문의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저금리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고객들이 새로운 상품을 요구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외환보유고가 점차 늘고 해외에서의 자금조달도 늘고 있다”며 “이와 함께 환율변동리스크도 커짐에 따라 파생상품을 많이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 고객들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주가지수연동예금 등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해 졌기 때문. 은행 입장에선 이들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한편 비이자수익 기반을 넓힌다는 점이 이 부문에의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파생상품거래현황 및 운용실적
(단위 : 백만원)
주) ( )는 손실, 운용실적은 손익계산서의 파생상품관련 손익을 합산.
자료제공 : 금감원 국회제출자료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