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희망퇴직(특별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은행측이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저조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외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실시한 희망퇴직 신청접수 결과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은행측이 웨커 수석부행장 발신명의로 노조를 포함해 각부점장과 국외현지법인장 앞으로 정리해고 방침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서 웨커 부행장은 “정리해고와 관련해서 노조는 불가능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이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법적인 절차를 잘 이해하고 있다” 며 “최종 판단은 시간이 지난 후 법정에서 내려질 것”이라며 정리해고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특히 그는 “이에 대한 궁극적인 피해 당사자는 잘못된 정보에 기인해 판단을 내린 당사자의 몫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고 경고했다.
이어 웨커 부행장은 “특별퇴직 실시 이후 은행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영업점 개편작업에 착수한다” 며 “이번주부터 저수익 저생산성 점포에 대해 잉여인력 문제처리를 위한 인사발령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인사별령은 본점 발령과 마찬가지로 개인별, 업무능력 및 평가를 기초로 하는 적재적소 원칙의 인사가 될 것” 이라며 “잉여인력을 활용해 특수영업팀과 기타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퇴직 협상과 관련, 웨커 부행장은 이번 특별퇴직안이 최종안이며 노조측과의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향후 새로운 특별퇴직 기회는 없으며 특별퇴직 실시기간 종료 후 퇴직을 원하는 직원은 기존의 준정년특별퇴직제도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퇴직신청을 유도했다.
특히 웨커 부행장은 “특별퇴직과 관련한 노조와의 협상은 더 이상 없으며 다만 월요일(25일)부터는 노조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정리해고기준 및 해고회피노력에 대해 협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제안해 정리해고 강행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지난주 희망퇴직 접수결과 은행측 1순위 희망퇴직 대상자로 규정했던 별정직원과 역지기 및 부장대우 등이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퇴직 접수 첫날인 지난주 18일부터 마감 하루전인 21일까지는 일부 여성 직원 위주로 신청서가 접수된 것으로 관측됐다.
상당수 직원들은 마감시한인 22일 저녁 8시까지 미루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며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접수시간 막판에는 신청자수가 몰리기는 했으나 은행측의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대략 200~300여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다시 번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막판까지 고심했을 것” 이라며 “그러나 49년생과 50년생 직원에 이어 별정직 직원까지 희망퇴직 접수거부에 동참하는 분위기여서 당초 은행측이 계획했던 900여명에는 크게 미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경영상 위기도 아닌 상황에서 지금 희망퇴직을 실시하면 누가 신청하겠냐”고 반문하면서 “과거에는 회사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했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희망퇴직의 명분이 약하다”며 이번 신청저조 원인을 지적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