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예금보험공사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송영길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금융기관 매각과정에서 매각주간사에게 지급한 업체별 성공보수 대다수가 외국계주간사로 나타났다.
이는 예보가 국내은행 매각관련 주간사선정에서 국내주간사보다 외국계주간사 위주로 선정, 외국계주간사에 막대한 성공보수를 지급했다는 뜻이다.
결국 국내은행 매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국내주간사는 아예 배제되거나 외국주간사의 보조업무만을 수행하는 찬밥신세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다.
일례로 지난 99년 제일은행의 매각주간사는 미국투자은행으로 잘알려진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담당했으며, 2002년 한화그룹이 주도한 한화컨소시엄에 넘겨진 대한생명의 매각주간사도 미국계주간사인 메릴린치(Merrill Lynch)가 도맡았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인수한 조흥은행 매각에서도 모건스탠리가 추진했으며 서울은행 매각대가로 보유중인 예보의 하나은행 지분매각 주간사도 유럽계기관인 UBS가 주도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의원은 “국내주간사를 선정해 금융기법을 육성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할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 며 “입으로만 한국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 외치지 말고 실제로 이행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외국계 주간사가 국내 주요기업의 매각업무를 독식함에 따라 중요한 기업정보가 해외에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추진중인 경우에도 우리금융 ADR업무를 미국계주간사인 리먼브러더스(Lehman Brothers)와 CSFB가 선정됐으며 한ㆍ대투증권매각도 모건스탠리가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외국계주관사들은 국내은행매각의 대부분을 맡으면서 적게는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챙기면서 막대한 성공보수를 취득했다.
일반적으로 금융계에선 중개비용에 해당하는 성공보수율을 총 매각금액의 3%내외에서 결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99년 뉴브리지캐피탈에 5000억원에 매각된 제일은행은 모건스탠리가 32억원의 성공보수를 거둬들였으며, 한화컨소시엄에 대한생명 지분 51%를 매각했을 당시에도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가 44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신한지주가 3조3700억원에 인수한 조흥은행 매각과정에서도 매각주간사로 선정된 모건스탠리는 140억원의 성공보수를 거머줬으며, 하나은행의 예보지분 22.23%를 전량 매각할 때에도 UBS는 83억원의 매각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당시 국내 증권사가 참여는 했으나 수입 배분율은 대부분 UBS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금융계 관계자는 “외국계주간사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굵직굵직한 매각작업을 처리한 경험이 풍부해 선정했을 것” 이라며 “특히 매각규모가 큰 금융기관의 경우 성공률을 높여야하고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차원에서 외국계주간사가 주로 선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