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학교 총장은 지난 17일 “금융중개기능이 가장 절실한 곳에서 금융중개기능이 마비되고 있다”며 특히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행태를 질타했다.
또 금융감독원 정용화 부원장보 주재로 열린 은행 중소기업 담당 임원회의에서 금감원은 중소기업 대출 장기화 등에 힘써 달라고 은행측에 주문했다.
지난 17일 금융연구원과 한국경제의 분석패널이 공동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정 총장은 “금융자금 공급이 축소되고 자금이 단기화되고 있는데 이런 경향은 중소기업 관련 대출에서 심하게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정 총장은 “산업은행이 조사한 투자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을 보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호소한 업체가 대기업의 10.2%, 중소기업의 13.7%에 달하고 있다”며 “금융부문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올 상반기중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대출 증가액은 약 11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7조원보다 줄었고 직접금융시장도 이들 기업의 자체조달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라고 봤다.
정 총장은 “시중은행 대출금,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이 급격히 단기화되고 있다”며 이 역시 금융중개기능을 약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같은 현상은 은행들이 단기수익을 중시하고 위험부담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토론자로 나선 윤석헌닫기

이어 윤교수는 은행과 기업고객과의 관계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이들이 서로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동성과 정보서비스 등을 주고 받아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같은날 금융감독원 정용화 부원장보는 은행 중소기업 담당 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것과 관련해 은행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했던 한 시중은행 담당 임원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어려운 기업에 대해 금융기관이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이를 자제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중소기업 대출의 대부분이 1년 만기인데 이를 장기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소기업 워크아웃을 활성화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각 은행들이 앞다퉈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추석자금 지원도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