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향후 유사한 제소가 잇따를 것으로 점쳐지며 최근엔 제일은행의 일부 계약직 행원들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도 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계약직 행원 24명이 지난 8월초 근로계약해지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으며 같은 달 24일 지노위는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지노위는 이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측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들 24명의 신청인들을 비롯한 50여명은 지난 2002년 공과금 수납업무를 전담할 계약직 사무행원으로 채용됐다.
그러나 은행은 점차 공과금 수납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인력 소요가 줄어들자 지난 3월과 6월에 이들과의 계약을 일괄적으로 종료시켰다.
이에 대해 이들 신청인들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했으며 지노위는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지노위는 판결문에서 “이들이 계약직으로 체결되긴 했지만 채용 당시 장기고용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며 계약이 6∼7회 갱신됨에 따라 계속 고용에 대한 기대가 형성돼있었다”고 언급했다.
또 “공과금 수납업무가 완전히 없어진 업무는 아닌데다 이같은 업무를 기존 정규직 혹은 신규로 채용된 피크타이머들이 대신해왔다”며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고용계약을 해지한 것은 사실상 부당해고”라고 결론지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용 당시엔 ‘공과금빠른납부서비스제도’ 도입을 위한 프로젝트 업무가 있었지만 현재는 프로젝트 자체가 없는 상태여서 복직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을 제기했던 당사자 중 한명인 권모씨는 “꼭 원직복직형태가 아니라도 복직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런 소송까지 한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향후 원만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금융계는 바라보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제일은행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제소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초 계약이 해지된 ㅅ씨는 이미 8월초 지노위에 제소했으며 이후 두명이 추가로 제소했다. 오늘도 한명이 제소함에 따라 현재까지 총 4명이 같은 건으로 구제신청을 했다.
이들은 40대 초반 여성으로 이 은행에서 6∼7년간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ㅅ씨는 “은행 입장에서는 30대 중반이 넘는 직원을 텔러로 고용하는게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은행 관계자는 “계약갱신 심사 과정에서 근무성적, 근무태도 등 정당한 평가를 통해 해지를 결정한 것”이라며 “나이 등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일부 은행에서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계약직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은행들에서는 더욱 파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