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방카슈랑스는 1단계에서 신용보험, 연금보험만을 취급했던 것에서 나아가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상해보험 등의 보장성보험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동차보험에 기대를 걸고는 있으나 시장이 한정돼 있어 과당경쟁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최근들어 시중은행들마다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로 방카슈랑스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 방카슈랑스로 수수료 수익 만회? =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방카슈랑스로 인한 수수료 수익 증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도 도입될 2단계 방카슈랑스는 기존의 ‘맛뵈기’식과 달리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5개 은행의 방카슈랑스 실적을 살펴보면 국민, 조흥을 제외한 우리, 신한,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보다 수수료 수익이 줄었다.
이들 5개 은행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판매한 보험액(수입보험료)은 총 1조3041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엔 7191억원으로 45% 줄었다. 반면 수수료수익은 지난해말 679억원에서 22% 늘어난 82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민, 조흥은행이 각각 133억원, 122억원 늘어난데 반해 우리, 신한은행 등의 수수료 수익은 모두 줄었다. 이는 지난해 일시납 비중이 컸던 반면 올해 들어선 일시납이 줄어들고 월납 비중이 늘어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 방카슈랑스팀 관계자는 “작년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초과 달성했지만 이젠 고객 자원도 많이 소진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향후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게 되면 영업은 한결 쉬워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 ‘파이나눠먹기’식 과열경쟁 우려 = 금융계는 생명보험과 자동차보험 시장이 대략 7대3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 자동차보험이 방카슈랑스에 도입되면 이 시장 규모가 배 이상 넓어질 것으로 은행권은 전망한다. A은행 방카슈랑스팀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을 비롯한 보장성 보험이 향후 방카슈랑스 성공의 열쇠라고도 얘기한다.
그러나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질 것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다른곳의 고객을 뺏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보험사에서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 연기를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설계사, 대리점 등 기존 채널간의 경쟁도 만만치 않은데다 은행까지 합류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최근엔 온라인 채널까지 가세했다.
C은행 방카슈랑스팀 관계자는 “보험료가 10~15%정도 저렴한 자동차보험 온라인 채널이 해마다 7~8% 성장하고 삼성화재를 제외한 4개 손보사가 진입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방카슈랑스같은 직판채널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D은행 관계자도 “대부분의 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은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채널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와 은행간에 수수료 조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채널과의 가격경쟁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관간 수수료 조정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객보상에 대한 시스템도 중요하다.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고객은 해당 보험사가 아닌 은행에 문의를 하게 된다. 이 경우 은행 직원들이 일일이 응대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이 부문을 어느 정도 소화할 것인가도 골칫거리다. 자칫 수익에 비해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이밖에 보장성 상품은 연금이나 저축성보험과 달리 심사가 까다롭다. 이에 따라 사고발생율이 높은 고객과 아닌 고객을 분류해 권유하거나 거절하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 은행 TF팀 구성 등 분주 = 우리은행은 지주사 차원에서 경남, 광주은행과 함께 8월초에 TF팀을 구성하고 방카슈랑스전략, 전산선정 및 개발, 마케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번주에 TF팀을 구성하고 8월 중으로 30명 내외로 전산개발팀을 발족할 예정이다. 3개월간의 설계를 통해 11~12월에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다음해 2~3월에는 전산교육 및 상품교육에 들어가야만 4월부터 정상적으로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고 있다.
신한은행도 조흥은행과 함께 지난 6월 중순경 TF팀을 구성했으며 9월 초순까지 전산설계를 마칠 예정이다.
주요은행 방카슈랑스 실적
(단위 : 억원)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