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으로 입행한 남자직원이라면 27~28세에 입행해 20년이 지난 40대 후반에야 지점장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18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군 복무를 마치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남자직원이 정상적인 승진절차를 밟는다면 평균 20년이 지나야 지점장에 오른다.
인사시스템이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은행 조흥은행 등 연공서열 중심인 은행보다는 하나 신한 등의 성과위주 은행에서 지점장 승진이 빨랐다.
먼저 서울은행 출신을 제외한 하나은행의 경우 입행부터 지점장 승진까지 평균 16~17년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단기간에 이뤄졌으며 최근에는 입행 14~15년차에서도 지점장으로 나가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관리자급인 차장급 이상부터 지점장 승진이 이뤄졌으나 인사적체가 심하면 부지점장을 거쳐 지점장 발령을 내고 있다”며 그러나 “지점장 승진에 있어 직급이 중요하지만 직위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요즘엔 고참차장급(책임자급)인 경우에도 지점장 발령이 많이 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지점장 인사를 단행한 신한은행은 평균 입행한 지 15년9개월로 집계됐으며 예년의 경우를 감안하면 지점장 승진까지 15년차가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군데 지점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개인 등 모든 업무를 담당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적게는 2개 지점에서 많게는 3~4개 지점으로 쪼개지면서 지점장 승진이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거의 인사시스템이 연공서열로 짜여진 우리은행이나 조흥은행은 인사적체가 심해 지점장 승진기간이 비교적 길게 나타났다.
최근 인사 TF팀을 구성해 성과급제 시행을 눈앞에 둔 우리은행의 경우 대학졸업과 현역기간을 마친 남자직원은 계장으로 입행해 3년이 지나면 대리호칭이 부여되고 과장과 차장 부지점장, 지점장까지는 직급당 평균 4~5년이 유지되고 있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조직이 팽창하고 자연퇴직자도 많아 지점장 승진기회가 많았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자연퇴직자도 드물고 지점수도 제자리다보니 인사적체가 심해 지점장 승진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만간 시행예정인 직군제나 성과급제가 도입되면 조직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이러한 문제점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2년 6직급체계에서 4직급체계로 전환한 국민은행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친 남자직원의 경우 지점장까지 20~23년이 소요됐으며 요즘에는 차장급에서도 지점장이 배출되고 있다.
국민은행측은 예전 인사시스템보다 변화를 주고 있으나 신 인사시스템이 자리잡기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얼마 전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도입한 외환은행도 인사부문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차장급 인사적체가 심해 지점장까지는 22년이 걸리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차장급부터 지점장 대열에 오르는 경우도 있으나 차장급 인사는 적체되고 점포수는 제한됐기 때문에 지점장 승진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조흥은행도 지점장까지 승진기간이 22~23년으로 늦었지만 빠른경우 19년만에도 지점장 발령이 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처한 상황과 개인역량 인사제도 등이 상이해 지점장 평균 승진기간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입행 후 20년 내외가 보편적” 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지점장 평균 승진기간>
(4년제 대졸 군현역 출신 남자기준)
※위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해당 은행에서 사용하는 직명기준으로
나눴으며 은행별 직급체계는 다름.
양창균 기자 yangc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