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광주은행의 정태석 행장은 얼마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금융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CB의 조기확립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게다가 향후 바젤Ⅱ가 도입될 경우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크레딧 뷰로가 활성화되면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중소기업 여신의 위축을 방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및 여신담당자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정확한 신용평가와 대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그나마 축적된 정보도 유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정보 부족 및 미공유로 신용평가 애로 = 대기업이나 규모가 비교적 큰 중소기업과 달리 소규모 업체들에 대한 정보는 금융기관이나 신용평가기관, 신용보증기관 어디에도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여신담당자들은 전한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여신에 있어서 대체로 재무제표 상의 정보에 의존하고 있는데 실제 경영자의 경영스타일, 기업의 기술력, 성장가능성 등 비 재무적인 정보가 절실하다”며 “최근 내부적으로 크레딧 뷰로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등의 보증기관 및 신용평가기관도 기업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B은행 중소기업 담당 관계자는 “기업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신보(56만개)의 경우 최근 대위변제 사례가 늘고 있다”며 “물론 경기불황 탓도 있지만 정보가 충분치 않은 것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전했다.
C은행 관계자도 “정보가 산재해 있는데 이를 취합 및 공유해서 의미있는 데이터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정보의 유의성,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이다 보니 담당 실무자들은 소규모 업체에 대해선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기도 힘들다고 토로한다.
◇ 외국의 기업신용정보사는 = 미국엔 D&B(The Dun&Bra dstreet)라는 CB업체가 있다. 7500만개의 조사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용조사 및 디렉토리정보판매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기업CB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입찰 등이 있을 시에 정부가 기업들에게 D&B 등에의 등록을 유도해 평가를 받아오도록 권유함으로써 정보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엔 Coface(프랑스 수출보험공사)가 대표적이다. 총 3500만개의 조사서를 갖고 있다. 수출보험업무와 함께 이를 통해 생성된 정보로 기업 관련 신용정보서비스도 함께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TDB(Teikoku Databank)라는 기업신용정보사가 있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들 외국CB업체는 최소 100년이 넘는 오랜 기간에 걸쳐 기업에 대한 CB인프라를 형성해 왔다.
또 미국의 경우 국내와 달리 세금 체납정보, 전기료 연체 등 공공정보의 집중이 가능한 것도 정보의 유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또 일부 국가에선 금융기관 및 신용정보사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경영능력이나 사업성에 대해선 거래관계에 있는 동료 사업자들이 평가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소한의 변제능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
◇ 기업CB와 국가차원 기업지원 연계 = 기업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크레딧 뷰로를 활성화하는 것만 갖고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즉 크레딧 뷰로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중소기업에 대해선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금융지원뿐 아니라 클러스터와의 연계 등으로 중소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해당 중소기업은 부실가능성도 낮아질 뿐 아니라 경쟁력도 높아진다. 결국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부실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