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현재 대부분의 은행이 은행장과 이사회의장을 겸임하고 있어 실질적인 경영진 견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일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연 ‘2004년도 은행 사외이사 워크샵’에서 금융연구원 지동현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장을 선임할 때 이사회가 선발과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경영진의 해임권한도 명백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도 은행장에 대한 해임권한이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실질적으로 적용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 선임연구위원은 “대통령 탄핵 사유처럼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가 발생할 경우 해임할 수 있는 지 등에 대해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사회의 가장 큰 역할이 은행장 및 경영진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이라고 볼 때 은행장과 이사회의장은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은행장과 이사회의장이 분리된 은행은 제일, 외환, 국민 등 세 개 은행 뿐이다. 나머지 우리, 신한, 하나 등 11개 은행은 모두 겸임을 하고 있다.
지동현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은행장과 이사회의장은 분리되는 추세”라며 “분리가 어렵다면 사외이사 중 선임사외이사를 선정해 마치 의장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용된 경영진에 대해선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평가와 보상을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은행장 이외의 경영진의 성과평가에 있어서 이사회가 직접 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대신 은행장으로부터 임원 평가결과를 직접 보고 받고 승인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전략목표와 관련된 5~10개의 KPI(Key Performance Indi cator)를 선정, 분기별로 이를 점검토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사회의 의사결정기능과 경영진의 집행기능을 분리해 역할과 책임대상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이사회는 경영방향제시, 전략승인 및 경영성과평가 역할을 충실히하고 경영진에게 자율경영권을 부여해 외부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영진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도 이사회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반면 경영진은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전략을 집행하고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책임대상도 이사회는 주주와 감독당국에, 경영진은 이사회로 확실히 구분을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