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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사실상 ‘여행원제’ 운영

원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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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5-30 17:35

하나 여직원 92%가 창구업무
19년 근속에 연봉 37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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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사실상의 여행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규직 여직원의 90% 이상을 ‘FMCL(Floor Marketer/Clerk)’이라는 직급으로 분류해 초임 연봉 2000만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구서울은행 제외)의 정규직 여직원은 3월말 현재 1702명에 이르나 이중 92%에 해당하는 1573명이 FMCL제도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책임자급과 관리자급 여성은 각각 111명과 18명으로 극소수에 달한다.

또 FMCL을 적용받는 대상은 총 1610명이며 이 가운데 98%가 여직원이다. 나머지 37명만이 남자 직원이며 이들은 기사, 물류센터 문서수발, 영업점 전기시설, 야간어음교환반 등 은행 고유업무와는 거리가 먼 직무에 배치됐다.

극소수의 남자 직원들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사실상 과거의 여행원제도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FMCL은 하나은행 직급체계에서 가장 낮은 직급에 속하며 19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는 2000만원 수준의 연봉이 지급된다. 마지막단계인 19단계까지 올라가더라도 연봉은 3670만원 정도다. 그나마 이 수준의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19년을 일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FMCL 직급의 행원 중 63%에 해당하는 1008명이 1단계에서 6단계 사이에 집중돼 있다.

이들은 직무성과급제라는 명분 아래 저임금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실제 영업점에서는 이들의 직무나 일반 종합직으로 들어온 행원들의 직무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채용 자체가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 행원이나 FMCL이나 일선 영업점에서의 업무는 별반 다르지 않고 학력 또한 대졸로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일반 행원으로 입사할 경우 초임 연봉은 FMCL 19단계보다 약간 낮은 3600만원 수준이다.

이 직급 역시 총 241명 중 여행원은 올해 들어온 신입 여행원 7명을 포함해 2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은행 직원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직원을 저임금의 낮은 직급으로 몰아넣음으로써 임금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과거 사무직, 일반직 여행원을 FMCL이라는 직급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학력, 경력 등이 무시된 채 물리적으로 통합했다”며 “이에 따라 여행원 간에도 이해관계가 복잡한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성노동센터 서민자 부장은 “90년대에 여행원 제도가 폐지되면서 단일호봉제를 적용해 여성 차별적인 부분은 그나마 사라져 가고 있지만 하나은행의 경우 후발은행이다보니 일부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제도 자체를 놓고 간접차별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낮은 직급과 낮은 임금의 특정 직군에 여직원들이 몰려 다른 임금·승진체계를 적용받는 것은 차별적인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인력지원부 권준일 부장은 “타은행이 단일호봉제를 도입한 것과 달리 하나은행은 직무성과급제이기 때문에 직무에 따른 임금 및 역할을 부여한다”며 “남녀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하나은행의 1인당 평균급여는 타 은행과 비교해봐도 낮은 수준이다. 각 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해 하나은행(구 서울은행 포함) 여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3100만원(연봉)으로 국민(5600만원), 신한(4400만원), 우리(5400만원)보다 낮다. 이에 따라 급여총액,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의 1인당 총인건비성 경비도 하나은행이 6300만원으로 국민(8100만원), 신한(1억200만원), 우리(80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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