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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직무 복귀` 담화문 전문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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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5-1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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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탄핵국면이 시작되었을 때, 저는 우리 국민이 이 상황을 잘 극복해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물론 일말의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역량에 대해 다시 한번 굳은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많은 갈등과 혼란이 있을 수 있는 총선거까지 질서정연하게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것을 보면서 훌륭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존경스럽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신속한 재판을 위해서도 밤낮없이 애써주신 헌법재판소 재판관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조그마한 예단이나 절차상의 문제도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상황에서 냉철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시켜 잘 마무리해준 데 대해서 국민 모두는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려운 권한대행의 임무를 국정의 공백 없이 훌륭히 수행해주신 고건총리와 각료 여러분께도 치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흔들림 없이 대행체제를 뒷받침한 공무원 여러분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드리고 싶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죄"


국민 여러분,

지난 두 달여 동안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습니까.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게 따뜻한 격려와 용기를 보내주시고 다시 책임을 맡겨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취임할 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비록 탄핵에 이르는 사유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정치적ㆍ도의적 책임까지 모두 벗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대선자금과 제 주변 사람들이 저지른 과오는 분명한 저의 허물입니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임기를 마치는 그 날까지 저의 허물을 결코 잊지 않고 마음의 부담으로 안고 가겠습니다. 항상 긴장된 자세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국민 여러분께 진 빚을 갚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머뭇거리지는 않겠습니다. 극복해야 할 난관을 앞에 두고 주저하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야 할 일은 책임감을 가지고 해나가겠습니다.



"정치개혁 17대 국회가 앞장서 해나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총선을 치르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 정치권에 대해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지금까지 새로운 시대를 선도해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정치를 해왔습니다. 또한 시대 흐름을 인식하면서 항상 정치발전의 선두에 서 있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 특히 총선 결과를 지켜보면서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자부심은 이미 어제의 생각일 뿐이고, 이제는 새로운 정치를 이끌어갈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치는 이미 바뀌기 시작했고, 여야 정치권 모두 의욕에 넘쳐 있는 만큼, 정치 개혁은 새롭게 구성되는 17대 국회가 앞장서 해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정치개혁이 안정된 토대위에서 질서 있게 추진되도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서 착실하게 뒷받침하는 일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이해집단의 목소리에 매몰되지 않겠다"



국민 여러분,

지금은 빠른 변화가 불가피하고, 또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경제정책이나 사회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갈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칫 이해관계를 앞세운 목소리에 국정이 중심을 잃고 끌려 다니면 정치도, 경제도 뒷걸음치게 됩니다. 더욱이 여론의 지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들은 높은 목소리에 이끌리기 쉽습니다.

누군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국정의 중심을 잡아나가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다음 선거로부터 자유로운 대통령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집단의 목소리나 갈등에 매몰되는 일이 없이, 그야말로 국정운영의 안정적인 관리자로서 중심을 잡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당장의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면서 국정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때로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인기가 떨어지는 일도, 그것이 진정으로 국민과 국가의 장래를 위한 길이라면 꿋꿋하게 원칙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상생의 정치, 공정한 규칙의 문화가 뿌리내릴 때 가능"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두 달여 동안, 직무에 복귀하면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달라는 많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모든 국민들의 소망이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도 상생의 정치를 약속하고, 여야가 만나 결의도 다졌습니다. 정말 다행스런 일입니다.

저도 이 자리에서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간절한 소망이라고 생각하고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약속을 준비하면서 마음속에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지난 수 십 년 동안 우리 정치는 늘 화합과 단결을 얘기해 왔지만 제대로 실천해서 성공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자신만 옳고, 상대방은 늘 자신에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 화합과 상생은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오늘 드리는 이 약속이 또 한번의 공허한 약속이 되지 않고, 책임 있고 명실상부한 약속이 될 것인가 고심하고 또 고심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해관계와 의견은 항상 일치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대화하고 절충하고 합의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야당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타협이 가능한 것은 타협하겠습니다. 요구와 설득이 필요한 때는 국회와 정당을 찾아가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겠습니다. 그래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규칙에 따라 풀어가고 그 결과를 흔쾌히 수용하겠습니다.

화합과 상생은 말로써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약속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공정한 규칙의 문화가 뿌리내릴 때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겁지겁 내놓는 대책으론 경제 못살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서민들의 고충이 말할 수 없이 큽니다. 물건이 안 팔려 먼지만 수북이 쌓여가는 재고를 바라보는 중소기업인, 손님 없는 가게를 우두커니 지키고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당면한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결코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실업과 비정규지그 신용불량자 문제 등이 서민들의 삶을 회복할 수 없는 고통에 빠트리거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일이 없도록 하나하나 풀어가겠습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현장을 찾아가 경제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이런 저런 정책을 빨리 내놓으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현장을 둘러보며 국민과 아픔을 함께 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정책을 내놓는 것입니다.

몸이 허약해진 사람에게 주사 몇 대 놓는다고 곧바로 원기가 회복되지 않듯이, 여론에 쫓기고 인기를 좇아서 허겁지겁 내놓는 대책들이 경제를 살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리한 정책을 쓰다가 몇 년 뒤에 오늘보다 더 큰 고통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서둘러야 할 일은 서두르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한 일은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해나가겠습니다.

계획에 따라 착실하게 장기 성장잠재력을 키워서 우리 경제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그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경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는 아니다"



국민 여러분,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대외여건마저 나빠지면서 경제위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에서 우려되는 징후들은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징후를 방심해서 놓치거나,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를 게을리 해서 진짜 위기를 초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일은 할 수 없었지만 경제 상황을 꼼꼼히 점검해 왔습니다. 여러 어려움이 중첩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오히려 우려되는 징후를 너무 과장되게 인식하고 과잉반응을 하게 되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관적인 전망을 확산시켜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위기를 확대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나 우리 경제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경제를 보는 시각이 안이하다는 비판이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민 여러분, 희망과 자신감을 가집시다.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한 어려움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든 용기와 저력이 있습니다.

정부도 위기관리를 착실히 해왔고 앞으로도 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를 믿어 주십시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를 믿고 함께 힘을 모읍시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 문제 등은 나중에 말하겠다"



지난 1년간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준비해 온 기간이었습니다. 이제 또박또박 실천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시장개혁, 정부혁신, 지방화와 동북아 경제중심 과제, 그리고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라크 파병 문제를 비롯해서 국민 여러분께서 궁금해 하시는 내용들을 다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차근차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신발 끈을 동여매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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