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씨티은행은 최근(4월초) ‘공개매수설명서’를 공시했으며 이를 통해 “한미은행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이후 감독기관의 승인을 받아 씨티은행 한국 내 지점의 영업을 한미은행에 양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즉 포괄적영업양수도를 통해 한국내 씨티은행의 지점을 한미은행과 결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약간의 지점 재배치 및 통합 문제와는 별개로 두 은행의 결합에 따른 지점망 규모에 중대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나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이런 사실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씨티은행 노조는 ‘투쟁결의문’을 통해 “한미은행 인수에 필요한 매각대금의 상당 부분이 서울지점 청산을 통해 조달될 것”이라며 지점 매각 및 직원을 배제한 합병 추진에 반대하고 나선 것.
특히 서울지점 매각을 통해 직원들은 순식간에 청산의 대상이 돼버린 것에 대해 반발했다.
씨티은행 노조의 이같은 주장과 관련 한미은행 노조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미은행 노조는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영업권 양수를 위해 한미은행이 스스로 돈을 지불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이는 한미은행 직원들이 투자자금의 재원 마련이 되는 격”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씨티는 한미은행 인수자금 3조원을 마치 해외에서 가져와 국내에 투자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씨티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결국 한미은행의 자금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계 관계자는 “씨티 서울지점을 한미은행에 양도하는 것을 감독당국 및 노조에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씨티은행이 성공적으로 공개매수를 끝내게 되면 칼라일 지분 인수를 비롯 한미은행의 경영권 인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조직 및 직원의 구조조정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최근 씨티은행 서울지점에는 명예퇴직 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씨티은행의 ‘명예퇴직제도’는 단체협약에 따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부문에 소속된 직원으로 하며 지점장이 정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한미은행 노조는 현재 명예퇴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전직원의 고용 보장을 원칙으로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 이후 계획과 관련 시티은행은 “한국 내 중소기업부문 및 중산층 이상 고객층에 대한 상품개발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고 판단, 향후 이들 목표 고객층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서에서 밝혔다.
씨티은행은 또 매수대금, 매수수수료 등을 포함한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 1조9983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수자금에 들어갈 예금잔고 등 보유하고 있는 자금은 현재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미국 달러로 18억불(약2조원) 가량 예치돼 있다.
한편 지난 23일에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SCB)이 한미은행 보유지분 9.8%를 씨티그룹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주식 공개매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