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향후 국내 가계대출 시장이 외국계 은행에 잠식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계 은행이 최근 한 두달사이 개인 여신한도를 월 급여의 5배까지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출모집인도 충원했다.
반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경기 위축, 신용불량자 문제,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등으로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당초 월 급여의 3.5배인 대출한도를 지난주부터 5배(연봉 수준따라 다름)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 수준의 은행원이 대출을 받을 경우 타 금융기관에 1억원 정도의 빚이 있더라도 추가로 2000~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물론 담보나 보증인 여부와는 관계없다.
DSR(Direct Sales Represantati ve)이라고 불리우는 대출 모집인도 지난해말 150명 수준에서 현재 178명으로 확대했다. 올 연말까지 약 3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스탠다드차타드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개인대출을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도 일정 수준이상의 연봉이 뒷받침되는 금융기관 종사자에 대해 최근 한두달사이 한도를 3배이상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모집인도 지난해 350명 수준에서 현재 400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국계은행은 국내 시중은행과 달리 철저히 신용위주의 대출을 하고 있으며 만기구조도 3년~5년으로 이뤄지는 등 장기 상환 위주로 하고 있다.
또 타 금융기관의 대출여부와 관계없이 고객의 연봉 등 소득수준에 따라 파격적으로 한도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으로서는 현재의 우량고객 혹은 잠재 우량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외국계 은행은 고객의 소득수준 등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여부를 가장 중요한 대출요건으로 보고 있다”며 “그동안 대강 담보만 갖고 대출을 해주던 국내 대출 관행에 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은행들이 신용불량자 문제로 정부 정책과 맞물려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사이 외국계 은행은 신용풀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