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속으로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국민, 신한 등 국내 은행들은 대응책 마련을 위해 워크샵을 열거나 전략회의 횟수를 부쩍 늘리고 있다.
〈편집자〉
씨티은행이 지난달 말부터 슈퍼정기예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입춘대길’ 행사의 일환이다.금리는 은행권 최고 금리인 5%를 지급한다.
다만 5000만원~3억원을 1년 이상 예금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5000만원 미만은 연 4.4%의 확정금리를 준다. 현재 국내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는 4%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1억 이상 예금할 때 지급하는 우대금리를 합해도 4.25%에 불과하다.
씨티은행은 매년 봄, 여름, 연말 등 일정 시점에 맞춰 세 번 정도 이같은 행사를 한다. 물론 5% 확정금리를 지급해왔다.
은행권이 그나마 안심하고 있는 부분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존에 예치했던 자금을 리볼빙하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했던 행사의 일환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씨티은행이 이번 행사를 하면서 명확한 시한과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은행과 합병으로 지네발 같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중이라 영향을 놓고 국내은행이 안절부절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도를 정해 놓지 않고 5%의 초금리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과거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만약 220개 정도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한미은행과 결합해 판매를 한다면 시장을 크게 뺏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시장금리가 4%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거액예금을 신규로 유치해서 수익증권 등에 재투자하는 기법이 발달돼 있어 공격적 경영이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기간과 금액을 한정하지 않았다”며 “내부사정에 따라 판매 중지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모호한 대답을 하고 있다.
그는 “예금이 너무 많이 몰리면 무작정 받아 들일 수 없다”며 “만약 다른 은행들의 금리가 6%되는데 우리만 5%로 유지할 수 없는 것처럼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를 변동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상품은 지난해와 같이 일시적인 행사의 일환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전략으로 굳힐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