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카드 사업본부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키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은행의 사업본부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것은 유례없던 일이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카드를 우리은행에 합병키로 결정하면서 인사, 예산권 등의 경영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카드 사업부문을 독립사업본부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를 위해선 카드사업본부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독립사업본부는 카드 사업부문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문제발생시 은행으로 전염되지 않고 적절히 문제점을 적출함으로써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체제다. 이런 기능을 수행키 위해선 좀더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은 행장, 수석부행장, 감사 등 세 명의 등기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은행의 등기임원 중 선임하는 것 보다는 등기임원을 별도로 한 명 더 추가시키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며 이에 따라 등기임원 자리는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다음해 3월 윤병철 회장을 비롯, 우리금융 전광우, 민유성 부회장, 우리은행 이덕훈 행장 등 임원의 임기가 모두 끝난다.
이와 비슷한 시기인 1.4분기 이전에 우리금융은 우리카드와 은행의 합병을 완료할 계획에 있어 향후 본부장 선임의 시기 또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즉 3월 임기 완료 전 본부장을 선임할 경우 짧게는 1~2개월 짜리 본부장이 될 수 있으며 그렇다고 본부장 선임을 새로운 임원 선임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현 우리카드 민종구 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장을 지낸 민종구 사장은 지난 10월 우리카드의 경영정상화를 다짐하며 우리카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합병 결정으로 민종구 사장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민 사장이 본부장으로 연임될 수도 있겠으나 일단 민 사장은 그동안 IT, 전산 분야의 전문 인력으로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본부장으로 연임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올 초 민 사장은 우리정보시스템 사장으로 거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해 3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속담이 있듯이 전면적인 임원진 교체와 함께 새로운 진형을 만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본부장 선임과 관련 또 하나의 변수는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의 LG카드 인수 여부에 있다.
현재로서 LG카드 인수와 관련해 확실하게 결정된 바는 없지만 당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관심을 보였으며 우리은행의 경우 주채권은행으로서 타 은행에 비해 적극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었다.
단독인수든 컨소시엄 형태의 인수든 우리은행이 LG카드 인수에 참여할 경우 카드사업본부의 위상 및 본부장 선임 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편 우리금융 한 임원은 “우리금융, 우리은행, 우리카드 직원으로 구성된 합병추진단을 15명 정도로 구성할 예정이며 조만간 구성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