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경영정상화를 하겠다며 개발리스를 인수한 썬캐피탈의 향후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입찰 당시 영업기반을 확충하고 우수고객을 확보함으로써 개발리스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던 썬캐피탈이 최근 직원들의 명퇴를 단행하고 신규영업을 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썬캐피탈의 실제 의도가 무엇인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썬캐피탈은 입찰제안서에서 여신전문금융사로서 기존 리스영업을 해 왔으며 업무에 대한 노하우도 갖고 있어 개발리스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업기반 확충 및 우수고객을 확보해 최종적으로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당시 입찰 과정에서 4개 회사 중 론스타와 썬캐피탈이 막판 접전을 벌이던중 결국 썬캐피탈이 선정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즉 외국계 부실채권 처리회사인 론스타보다는 국내 기업이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통해 계속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낫다는 명분 때문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썬캐피탈의 과거 경영형태와 최근 개발리스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을 볼 때 썬캐피탈이 경영정상화엔 관심이 없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썬캐피탈은 국민리스(현 화인캐피탈), 주은리스(현 알파캐피탈)등을 인수한 경험이 있으며 이들 회사의 현 상황을 볼 때 더욱 의구심이 든다.
주은리스의 경우 지난해 8월 지분매각됐으며 알파캐피탈로 상호가 바뀌었다. 그러나 올 5월 주주총회에서 청산 결정이 나고 현재는 없는 회사로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국민리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썬캐피탈은 국민리스를 인수한 후 화인캐피탈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현재 화인캐피탈은 영업은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채권회수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리스 역시 현재 신규영업을 전혀 하지 않고 채권회수에만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썬캐피탈 입장에서는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직원도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인원감축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썬캐피탈이 인수했던 회사들의 사례에서도 보여지듯이 썬캐피탈은 채권회수 부분에 주력해온 기업으로 기업 인수를 통한 기업구조조정회사지 영업을 정상화시키려는 회사는 아닌 것으로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개발리스 노동조합 측에서 문제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즉 직원을 신규채용하는 것은 대규모 인원정리 후 업무공백을 방지키 위한 조치며 이는 개발리스를 썬캐피탈에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추후 청산하는 절차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썬캐피탈의 모습은 기업사냥꾼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경영진이 경영개선엔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개발리스 노조는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위한 쟁의를 결의한 바 있으며 경영진과 교섭을 계획중에 있다. 그러나 경영진은 여전히 명퇴조건만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