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이번주부터 집중공략업체 140여곳을 선정, 거래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산은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대출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보기 드문일로 올들어 설비투자가 극히 부진한 상황에서 줄어드는 우량 기업들의 대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수출입은행도 신동규 행장 취임이후 대대적으로 수출자금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신 행장이 직접 나서 거래기업 대표들을 수시로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만 대출을 받으려 할뿐 정작 타킷으로 삼고 있는 우량 기업들은 부채비율등을 고려, 아예 돈을 빌려쓰려 하지 않는게 일반적인 분위기여서 관계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기업금융부문 주관으로 이번주부터 대대적인 기업금융 마케팅에 돌입했다.
산은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급격히 위축된 기업설비투자를 촉진하고 은행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기반 구축을 위해 이번주부터 집중적인 대출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새로운 거래선이 개척되는 등 일부 가시적인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를 위해 한기평 등 신용평가기관에 의뢰해 자본금이나 수익구조가 우량한 업체중 기존 거래관계가 없던 140여개 업체를 선정, 발굴했다.
이 140여개 업체들은 주로 신용평가 등급 기준으로는 BBB이상 되는 대기업 계열이나 중견기업들로 자본금이 견실하고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되는 기업들 가운데 선정됐다.
이에 따라 각 지점을 비롯, 본점 대출 담당자들은 이들 기업들을 일정수준 거래선으로 확보할때까지 기업체 방문 등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또 산은은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구조도 안정화시킨다는 목적에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수출입은행도 신동규 행장 취임이후 수출자금 지원을 최대 지상과제로 삼고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행장은 우량 업체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틈이 날때마다 대기업, 중소기업 대표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현장 실무자들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신 행장은 이날 있었던 대전출장소 개소식에도 참석, 지역 거래선 확보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올해 대출실적은 지난 9월 기준 6조원 수준으로 목표의 60%정도에 불과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보증부문의 실적은 달성율이 200%에 육박해 금융계 안팎에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국책은행들이 대대적으로 기업자금 공급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출증대로 이어지기까지에는 관계자들이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BBB 이상 신용도가 우량한 기업들의 경우 공모나 회사채 발행 등 직접조달을 통한 자금확보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비싼 대출금리를 지급하면서까지 돈을 빌리려 하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산은의 한 대출담당자는 "과거 대출을 받기 위해 산은에 기업체 대표들이 직접 찾아오는 모습은 이미 보기 힘들어진지 오래다"며 "특히 집중적인 대출 마케팅에 돌입하면서 산은실무자들이 우량 기업체를 방문해 대출을 권유해도 업체 담당자들은 시킨둥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라고 말했다.
라경화 기자 harden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