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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부수업무에 관한 지침 개정안’이 미치는 영향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7-05 17:26

은행, 전산시스템 팔아서 돈 못 번다

좁은 시장, 마케팅 능력 부족 등 한계 많아

KDS, WFIS 등 금융 IT 자회사들 일부 이익 기대


정부가 최근, 은행이 개발한 전산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등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이런 조치가 은행권에 별다른 실익을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정된 시장, 은행들의 마케팅 및 유지 보수 능력 미흡, 다른 금융기관이 사용한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 등 국내 은행권이 갖고 있는 한계 때문이다.

다만 국민데이터시스템(KDS), 우리금융정보시스템(WFIS)과 같은 은행의 IT자회사들은 모회사의 시스템을 커스터마이징해 지방은행, 제2금융권, 동남아 시장 등에 판매하며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관련업계에서는 노력 여하에 따라 은행들이 이들 자회사나 IT업체와 제휴해 직접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번에 IT관련 은행 부수업무로 명시된 대상은 은행업과 관련된 전산시스템 소프트웨어 대여 및 판매, CD/ATM 등 전산시스템을 활용한 광고대행, 전자상거래 지급대행, 전자세금계산서 교부대행 및 인증관련 서비스, 전자화폐 등 선불 직불 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판매, 결제 등이다.

은행에서도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전산부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래전부터 이런 업무를 추진해 왔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여러 가지 한계 때문에 그동안 별다른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먼저 은행이 개발한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만한 시장이 거의 없다. 흔히 생각하는 제2금융권,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시장의 사정도 그다지 여의치 않다.

지난해 말, 외환은행이 현대정보기술을 통해 4억원을 받고 베트남 정부에 국외전산시스템을 판매했다. 농협중앙회 역시 2년전 현대정보기술이 진행하는 베트남 농협 전산화 프로젝트의 컨설팅을 일부 지원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이나 농협 모두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만한 수입을 얻지 못했다.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동남아 국가들의 미비한 재정 때문에 주사업자인 SI업체들도 별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나 한미은행이 차세대시스템을 개발 완료한 이후 이를 패키지화해 중국, 동남아 등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금융권이나 IT업계에서 그 성공 가능성을 낮게 예상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상호저축은행 등 국내의 제 2금융기관을 마케팅 대상으로 한다 해도 그 수요는 은행의 수익성을 향상시켜줄 만큼 풍부하지 않다.

두 번째로 은행은 시스템을 상품화하고 유지 보수할 여력이 없다. 전산시스템을 판매하려면 개발한 시스템을 패키지로 상품화하고 이를 유지 보수해 줘야 하며 매뉴얼도 제공해야 한다. 국내 은행들은 기획, 개발 측면에서 경쟁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주요 시스템 개발 작업의 대부분을 IT업체에 맡기는 현 상태에서는 타행이나 해외에 판매할 만한 상품을 만들기 힘들다.

시스템을 판매한다 해도 은행 내부 전산 인력들이 타행에 파견돼 성심성의껏 업무를 처리하기란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다.

반대로 이런 면에서 은행의 IT자회사들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이 회사들은 은행 업무와 시스템을 속속들이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망을 갖추고 있으며 타행에 파견할 유지 보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적의 도구는 쓰지않는다’는 국내 은행의 정서가 걸림돌이다. 국내 은행들은 보안, 경쟁력 저하 등의 이유 때문에 타 은행이 개발한 시스템을 공유하거나 구매하는데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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