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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탐구] (1) 취임 한달 맞은 제주銀 김국주 행장

박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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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5-18 18:23

“道民에 큰 빚진 몸…서비스 개선으로 보상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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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전문가’ 수준…제주서 개인전 갖는 게 꿈

권투, 볼륨 댄스 등 다양한 취미 활동 “만능 맨”


IMF 이후 연예인 못지 않게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명’ 금융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금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자기 분야에서만큼은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금융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는데 기꺼이 밑거름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금융인들도 상당수다.

한국금융신문사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남다른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이 시대의 숨은 일꾼을 발굴하는 연속 기획물을 준비했다.



“김국주 행장이요? 학교 다닐 때 참 재주가 많은 친구였죠. 그림도 잘 그리고 영어도 현지인 수준이었고…참, 권투부 생활도 1년여 동안 같이 했었습니다” 수협의 장병구 신용대표이사는 제주은행의 김국주 행장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김행장은 보기 드문 큰 키에 공부는 물론 다양한 과외 할동에도 열심이어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투신협회의 양만기 회장은 “타고난 유머 감각에 인격적으로 고매한 사람으로 학창 시절부터 친구들과 사이가 유난히 좋았다”고 김행장을 평가했다.

장병구 대표이사는 “특히 영어의 경우에는 당시만해도 굉장한 수준으로 구사했죠, 거기에 웅변에도 남다른 재능을 보였는데 외국에서 열린 영어 웅변대회까지 참여할 정도였습니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행장을 아는 사람들은 김행장은 ‘참 재주가 많은 친구’라고 입을 모은다. 재능과 능력이 많아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투신협회 양만기 회장,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최영휘 사장, 수협중앙회 장병구 신용대표이사 등이 경기고 60회 동기동창이다. 한세실업㈜ 김동영 대표이사와 절친한 사이다.

김행장 스스로도 다양한 활동 경험은 자랑 아닌 자랑이라고 말한다. “중학교 때 산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광복절, 휴일, 설날 등 학교에 나가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산을 찾았습니다”라며 “제주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직원들과 한라산을 등반했는데 6시간 만에 주파해 직원들이 놀랐는데, 아마도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등산을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행장과 운동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이어졌다.

경기고 시절 1년여 동안 권투부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당시 권투부 신입부원은 저와 수협의 장병구 대표이사 둘뿐이었다”라며 “선배들이 매일 같이 우리 둘의 연습 시합을 시켰는데 매일 같이 두들겨 맞는 것이 일이라서 1년 만에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김행장 스스로 내세우는 또 다른 특기는 그림이다. 워낙 그림을 좋아하다보니 제주은행장으로 부임을 받고 제일 먼저 이젤과 그림 도구를 챙겼을 정도다.

그림 평론도 수준급이다. 양만기 회장은 “당장 평론가로 나서더라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라고 평가하며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면 그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때까지 파고드는 정열적인 사람”이라고 평했다.

제주도는 풍광이 아름답다는 점에서 재임 기간 중 틈틈히 그림을 그려 개인전을 여는 것이 계획이라고 김행장은 말했다. “일기를 쓰듯이 그리고 싶을 때면 그림을 그립니다”라며 “집에 그려 놓은 그림을 보면 가끔 달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기가 쓴 일기를 남에게 주는 사람이 있냐”며 자기 그림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대학 시절에는 독서클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당시만 해도 독서클럽은 마르크스와 같은 사회주의 이론에 심취한 ‘불순한 집단’으로 인식됐던 때다. 김행장은 철저하게 학문적 관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양회장은 “대학 시절 학문적으로 상당히 깊이 있는 공부를 했다. “당시 상대 출신이라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어느 정도는 관심이 있었지만 김행장은 유독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했던 학구파”였다고 말했다.

춤에 대해서도 김행장은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해외 지점에서의 근무 시절 볼륨댄스를 배우면서 부인과의 사이가 더욱 좋아졌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춤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어서 아쉽다는 것이다. “런던에서 근무할 때 교회에서 무료로 배웠던 볼륨댄스가 너무 맘에 들어 미국에서 근무했을 때 별도로 개인 교습을 받았다”며 “개인적으로 왈츠와 차차가 가장 자신 있다”고 말했다.

부인 김혜전씨도 이런 김행장과는 천생연분. 김씨도 같은 외환은행 출신으로 김행장에 버금가는 그림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현재 박사 과정에 있는 열혈여성이다.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은 당시 최고의 직장으로 인정받던 은행원을 포기하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2명의 자녀를 해외에 유학 보내기 위한 욕심으로 은행보다 연봉이 높았던 종금사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김행장과 45년을 가족같이 지낸 한세실업㈜ 김동영 대표이사는 김행장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김행장의 부친과 김대표이사의 부친은 일본 동경제대 동창으로서 김대표이사의 부친은 김행장을 친아들 이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김행장의 다양한 경력을 감안하면 김행장이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의 이사로 활동중인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편 김행장은 취임 한달여 동안이 마치 1년 같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부담도 크고 행장으로서의 의욕이 넘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김행장은 “저는 제주도와 제주도민에 큰 빚을 졌다”고 말했다.

IMF 직후인 99년 제주도민들은 제주은행에 420억원을 증자했지만 결국 대우사태 이후 감자되면서 이들 고객들이 그대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이들 고객은 지금도 특별관리 고객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금전적으로 피해를 보상하는 것이 불가능해 미안한 생각이 든다”며 “수익성이 뛰어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진 빚을 갚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행장은 ‘미래가 기대되는 은행’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됐고 지금까지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밝기 때문이다. 김행장은 “제주은행은 성공적인 지역 은행의 모범을 보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고객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은행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김행장은 46년 제주생으로 경기고등학교,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뉴욕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68년 한국외환은행 공채 1기로 입행했다.

외환은행 시절 뉴욕지점, 국제금융부, 씨에틀 지점 등 주로 해외지점에서 근무한 국제금융통이다.

은행을 퇴직한 이후 전북투자금융 전무이사, 삼양종금 전무이사 및 대표이사, ㈜테크니코, ㈜에이브레인 대표이사를 거쳐 몬택스코리아 부사장, 몬순코리아 고문을 역임하고 지난 4월 제주은행장으로 취임했다.



  • 금융인탐구 (2) 농협중앙회 조관일 상무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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