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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점포전략 트랜드가 바뀐다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5-10 22:06

인터넷뱅킹 등 첨단금융 채널 의존도 낮아져
점포 접객능력 향상 위해 세일즈 기법 도입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점포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90년대말을 기점으로 온라인 채널에 투입한 천문학적인 투자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점포의 위상과 전략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은행들도 비용 절감과 업무의 효율성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점포 전략을 모색하고 있어서 미국 은행의 점포 전략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미국 은행의 점포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딜리버리 채널전략의 수정”

미국 은행들의 점포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90년대 중반. 당시 점포는 과거의 유물로 취급 받았다.

규제완화의 움직임도 90년대 중반 점포 전략을 변화시키는 원인이었다. M&A가 활발해지면서 점포망 재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가 화두로 등장했다. 일부에서는 점포 통폐합에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며 고객들에게는 충분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점포는 시대에 뒤떨어진 ‘굴뚝산업 시절의 유물(bricks and mortar)’로 간주됐다.

당시 은행들이 선택한 전략 중 하나는 점포 자체의 저비용화였고 기존 점포에 비해 설치비가 1/5, 운영비가 절반 정도에 불과한 인스토어 브랜치들이 생겨났다. 은행이 선택한 또 다른 전략은 IT기술의 진보에 전적으로 의존해 ATM, 콜센터, 인터넷 등 저비용 채널에 경영자원을 대거 투입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옛 웰스파고(Wells Fargo)은행의 점포전략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정 지역 내에서 기존 점포의 절반을 폐쇄해 인스토어 브랜치 등으로 전환함으로써 경비를 20%나 절감하는 한편 거래는 25% 증대시키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 “온라인 채널의 한계에 봉착”

하지만 결국 미국 은행들은 고객들이 점포에서의 대면(face to face)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뿐만 아니라 ATM, 콜센터 등의 채널은 지점에서의 대인거래와 병행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인터넷 뱅킹은 금리, 수수료 경쟁 외에는 타사와의 차별화를 도모하지 못해 고객유인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도 점포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 “‘맞춤형’ 점포 속속 등장”

결국 전통적인 은행 점포 수준을 벗어나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2000년부터 3종류의 새로운 지점 디자인을 전개했다. 그 중 하나인 ‘파이낸셜 센터’ 점포에는 입구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안내계 및 간단한 도움을 주는 도우미가 배치됐고 투자 컨설턴트, 파이낸셜 플래너 등 전문가들이 상주했다. 소규모의 ‘익스프레스 센터’는 단순한 거래의 신속한 처리를 목적으로 하며, 상품판매업무 등은 거의 취급하지 않는다. 한편 ‘뱅킹 센터’는 기존 점포와 같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로,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서비스의 품질을 제고하고 있다. 국내 은행이 최근 들어 도입하고 있는 점포의 형태는 BOA의 모델을 차용하고 있다.

한편 뉴저지에 본거지를 둔 ‘Commerce Bancorp’의 점포는 규격이 통일돼 있지만 결코 흔히 볼 수 있는 점포가 아니다. 카펫이 깔린 점포 내부는 넓고 밝으며, 우아한 가구들을 갖추고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동전 세는 기계도 모든 점포에 구비돼 있다.

점포 시설비 등에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에 Commerce의 경비율은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은행의 예금금리가 경쟁 은행들에 비해 결코 유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Commerce는 다수의 고객을 유인하는데 성공했다.

저축금융기관인 워싱턴 뮤추얼(Wamu)은 카페를 연상시키는 실내 분위기에 캐주얼한 복장의 행원들이 고객을 맞이하는 전략점포인 ‘Occasio’를 새로 열었다. 원형의 디자인이 특징적인 텔러타워(Teller Tower)란 장소에서 고객응대가 이뤄진다. 현재 Wamu은 기존 점포들을 급속히 Occasio로 전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Occasio로 전환한 점포들의 경우 기존 점포에 비해 소비자대상 대출이 월등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 “점포 운영에 세일즈 기법 도입”

한편 미국 은행들은 점포의 운영에 있어서 세일즈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Wamu 같은 은행은 스타벅스, GAP, 백화점 근무경력을 통해 세일즈 능력을 배양한 직원들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고객에게 바로 말을 걸고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만 갖췄다면 출신업계는 상관없다는 판단이다. BOA, Wells Fargo, Union Plant ers, Commerce Bancorp 등도 은행업무 경험보다 접객능력을 중요시하는 대표적인 은행이다.

또한 세일즈 능력을 중시하는 은행들은 상품판매실적에 상응하는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새로운 인센티브 프로그램도 도입하고 있다. 성과급의 액수도 상한선을 두지 않는 등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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