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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2-28 19:06

겸업화·대형화·높은 산업 집중도…기존 방식 한계

시장 중심적 감독·시스템 리스크 방지 주력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춘 새로운 금융감독 시스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외적으로는 합병과 지주회사 설립 등 대형화가, 내적으로는 조직의 복잡 다양화가 금융감독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당국은 ‘시장중심적 감독(market-based supervision)을 지향하며 시장에 의한 자율적 감시와 감독을 유도하고 나섰다.

금융감독 시스템 변화의 원인은 금융기관의 대형화와 겸업화 증가, 그리고 이에 따른 조직의 복잡성의 증대다. 지난 97년말 29개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은행수는 외환위기 이후 퇴출 및 합병 등이 계속되면서 올 11월말 현재 13개로 줄었다. 내년에는 조흥은행이 신한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될 수도 있고 추가 합병의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은행의 소수 대형화는 금융시장에서의 독점도 및 집중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업무영역 측면에서도 합병과 지주회사의 설립으로 전통적인 예대업무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복합적인 업무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은행 예금시장의 집중도(HHI:Herfindahl-Hirschman Index)는 1263으로 지난 98년의 687보다 크게 높아졌다. 대출시장의 집중도는 같은 기간 713에서 1365로 높아졌고 총자산 집중도는 681에서 1230으로 늘었다.

특히 지주회사를 통한 겸업화, IT기술과 금융산업의 접목은 각종 금융 신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면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리스크를 발생시켰다. 금융감독의 사각지대가 늘어나고 금융권역 사이에 위험이 전가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감독 당국들의 감독업무 수행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감독 당국들은 전통적인 자산가치평가 방식의 감독에서 탈피해 새로운 감독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금감원은 시장친화적 감독환경의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이들이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신뢰를 쌓아 가는 감독과정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리스크중심의 감독체제 구축, 금융시장의 투명성 제고, 경영진단 중심의 검사 활성화, 금융정보 공시 강화 등을 통해, 특히 중산층과 서민층 중심의 금융이용자 권익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감독정책 영향평가제’와 ‘건전성 자문회의’를 도입해 시장참가자의 의견이 감독정책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공식채널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금감원은 더 나아가 복합금융회사와 소형금융회사를 구별해 차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하고 다양한 감독기준 등을 장기적으로 연구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예보도 ‘규모가 크고 조직구조가 복잡한 금융기관(LCBO: Large Complex Banking Organi zations)’의 증가에 촉각을 모으고 있다. 독점도가 높아져 소수의 대형은행이 은행산업을 선도하는 형태가 되면 이들 대형은행의 경영부실이 곧바로 은행산업 전체의 부실로 연결되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금융계 일부에서도 감독방향은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경영 간섭에서 고객 보호와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개별 금융기관은 시장의 규율을 통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정부가 거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현장에서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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