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수성과 경영위험 해결책 마련 위해
삼성생명이 방카슈랑스 사업을 놓고 배타적 제휴를 배제하고 여러 시중은행들과 제휴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보험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실이라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삼성생명 배정충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생명은 국민은행과 ING생명처럼 상호 독점권을 갖는 형태의 배타적인 제휴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중은행들이 방카슈랑스 파트너로 국내 보험사보다는 외자계 보험사를 선호하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사장의 발언은 여러 은행들과 제휴함으로써 판매채널을 넓히겠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는 게 보험업계의 반응이다.
삼성생명이 시중은행과 단 한 곳도 배타적 독점권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은행들이 외국계 보험사를 더 선호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일단 외국계 보험사와의 경쟁에서 밀렸고 업계 1위라는 자만심도 방카슈랑스에 대한 준비를 허술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외국사나 국내 타 보험사들이 2년 전부터 방카슈랑스에 대한 준비를 해온 반면, 올 3월부터 방카슈랑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삼성생명의 진출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사면초가’에 빠진 삼성생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이번 발표로 향후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보험사들도 은행들과 배타적 형태의 제휴를 맺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와 대한생명도 현재 방카슈랑스사업 방향을 배타적 제휴에서 여러 은행들과 제휴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어 이번 삼성생명의 결정은 국내 중소형 보험사들에게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배타적 제휴를 포기한 것은 현재 방카슈랑스 사업이 국내 보험사들에게 어떤 식으로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라며 “앞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시중은행과 배타적 제휴를 체결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