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독서하는 것을 즐겼어요. 그게 엄마의 입장에서는 건강을 해치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돼 나가 놀기를 권유하곤 했답니다.”
송창순 차장의 어머니인 최광숙씨가 두 아들에게 바랬던 일은 공부만 잘하는 외톨이보다는 사교성도 있게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이러한 어머니의 바람 때문이었을까. 송차장은 유난히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다. 송차장은 11개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데, 가능한 한 자국어를 통해 대화를 나눠야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씨는 3대 독자인 남편 송병규씨에게 시집와 두 아들을 낳았지만 당시 시부모님, 3명의 시누이와 함께 살면서 최씨는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남편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부모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두 아들이 큰 마음고생 안하고 장성했다는 생각이 든단다.
8살의 어린 나이에 외국 생활을 시작한 송차장이 혹여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했을 때도 사립학교 입학후 우수한 성적으로 1년후 공립학교로 옮겼고 연년생인 동생과도 싸우는 일없이 형 노릇을 했다고 한다.
동생이 형을 이기려고 할 때 자신이 좀 참으면 여러 사람의 마음이 편해지는데 왜 싸우냐고 했다는 그의 사려깊음과 이해심은 지금의 은행에서의 역할을 맡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한편 두 송차장이 어린 시절 유일하게 다투곤 했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아버지와의 대화시간을 서로 차지하려고 했던 때다. 한 일화로 아버지 송병규씨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큰 아들이 하루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시작한다. 한참을 그렇게 대화하다 보면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화를 낸다. 자기하고도 얘기할 시간을 달라고 하면서.
그런 이유로 송차장의 집안에는 세대차로 인한 이견이 없다고 한다. 늘 부모님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상의하기 때문이다. 은행원 시절 깐깐하고 엄격했던 아버지는 이제 두 아들에게 선배이고 스승으로서 조언을 해준다고 한다.
라경화 기자 harden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