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은 전 직원의 7%에 해당하는 1천75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크레디스위스가 주가가 더욱 떨어지고 M&A 관련업무도 줄어들 경우 이번에 국한하지 않고 더 많은 감원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스위스는 지난해 7월 새 대표이사 존 맥이 취임한 이래 전체 직원의 16%인 4400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했었다. 이번 감원대상에는 투자은행 업무직, 주식거래인 등이 포함돼 있다.
J.P.모건도 마찬가지다. 이 증권사는 이익이 줄어들면서 투자은행업무 분야를 중심으로 4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투자은행 업무 분야에서는 20%가 감원대상이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 업무 분야의 직원 중 10%에 해당하는 250명을 잘라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1년간 이미 전 직원의 12%인 2800명을 감원했었다.
미국의 증권회사들은 지난 2000년말 이래 전체 직원의 8.8%인 3만2천명을 줄여 왔다.
이들 증권사는 M&A 활동이 부진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잉여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기업인수합병(M&A)은 투자자들에게는 대박의 기회를, 이를 주선한 투자은행들에게는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주식시장 최고의 재료다.
투자자들은 이를 조금이라도 빨리 감지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망을 가동하고 투자은행들은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비밀보호에 안간힘을 쓴다.
엄청난 수익과 리스크 부담이 상존하는 만큼 M&A는 여러 투자은행 업무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이 올리는 수익이나 사용하는 경비의 절반 이상이 M&A부서의 몫이라는 통계가 있을 만큼 그 파워는 막강하다.
그러나 미국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주식시장은 3년째 침체의 늪을 허덕이면서 M& A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이 생존 이외에는 다른 대안을 생각할 여력조차 없고 주가 상승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제대로 발휘되기 힘든 상황에서 M&A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시장리서치기관인 디어로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9월말까지 전세계 기업들의 인수합병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의 46.8% 감소에 이어 인수합병시장이 여전히 주춤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팍스필트켈튼의 애널리스트인 릴리 티어니는 "현재 시장에 떠돌고 있는 인수합병 시나리오의 대부분은 투자은행들의 단순한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부채에 찌들고 실적 회복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기업들의 합병은 그 효과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인수합병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실적우려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고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감당하며 인수합병을 강행할 기업은 없다.
투자은행들의 대응책 역시 대단히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지난 8월 모건스탠리가 투자은행 사업부문의 직원 200명을 감원했고 그 뒤를 이어 CSFB도 2000여명의 직원을 감원해 인력구조조정에 동참했다.
또 지난주에는 JP모건이 투자은행 사업부문의 인력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4000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감원의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