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은행 심사부 K모 차장은 행내에서 자격증 많기로 유명하다.
K모 차장이 소유한 자격증은 대출심사역, 신용분석사 등 총 6개. K모 차장은 “IMF위기 이전에 학원을 다니며 공인중계사 자격증을 딴 것을 시작으로 주말을 이용해 주택관리사, 경영지도자 등의 자격증에 꾸준히 도전하게 됐다”며 “현재 업무와 직접적 연관이 없어도 투자상담, 주식, 채권운용 등 은행업무의 변화 트랜드를 쫓게 된다”고 말했다.
또 K모 차장은 “자격증 때문에 인사고과에 0.1점이 가점돼도 승진서열에서 10명은 앞서게 되는 게 현실이라 ‘자격증 따기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위기 이후 은행 구조조정의 한파에서 은행원이 체득한 생존전략중 하나가 바로 ‘자격증 확보’. 자기개발과 함께 ‘몸값’을 높여 은행에서의 생명력을 연장하려는 것.
종합자산관리사 자격증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AFPK(As sociate Financial Planner Koera)의 경우만 보더라도 매분기마다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사 직원들이 대거 응시하고 있다.
7일 한국FP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치러진 AFPK시험에도 9개 시중은행 1302명의 은행원이 지원, 324명이 자격증을 획득했다.
또 지난해초부터 지금까지 총 5회에 걸친 AFPK 시험에서 자격증을 획득한 은행원은 15개 시중은행을 합쳐 1,154명에 달할 정도다. <표 참조>
이 외에도 신용분석사, 대출심사역, 국제금융역 등 은행업무와 직결되는 자격증을 보유한 은행원도 상당수다. 거의 1인 1자격증 시대인 셈. 서울은행은 전체 직원 3800명중 4월 현재 1585명이 금융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5월말 기준으로 행내 자격증을 포함, 총 3970명의 직원이 자격증 보유자다. 우리은행 역시 FP 250명을 비롯해 총 816명이 전문자격증 소지자다.
조흥은행 인재원 박민성 대리는 “국제재무분석사(CFA)도 13명을 확보하고 있고 올 9월에 처음으로 치러지는 국제공인 CFP자격증을 위해 150여명의 직원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연수원 및 한국금융연수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은행 연수원 허재호 과장은 “오전 7시 30분부터 어학 및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날로 다양해지는 직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이버 강의도 적극 개발중”이라며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운영 스케줄이 더욱 빡빡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인천 심곡동 한은연수원에 ‘사이버 연수원’을 구축했다.
또 한국금융연수원 역시 늘고 있는 연수 수요에 대비, 지난 4일 ‘통합연수정보시스템’을 오픈했다.
한국금융연수원 황광기 과장은 “이 시스템은 웹상에서 공개자격증 원서접수에서부터 연수원에서 운용하는 교육프로그램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은행별 AFPK자격증 소지자 현황 >
(2002년 3월 기준)
/ 국 민 / 220
/ 서 울 / 188
/ 조 흥 / 151
/ 하 나 / 132
/ 신 한 / 98 / / 제 일 / 86 / / 대 구 / 85 / / 우 리 / 83 / / 한 미 / 46
/ 농 협 / 43
/ 기 업 / 11
/ 산 업 / 8
/ 부 산 / 1
/ 광 주 / 1
/ HSBC / 1
/ 계 / 1.154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