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객의 경우 고객 편의를 위해 비치된 돋보기 안경이나 공용 볼펜 등을 ‘슬쩍’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가정용 생수통을 들고 물을 떠가는 고객들도 있다.
개장 이후부터 영업이 끝나는 시간까지 지점에 않아 잠을 자거나 양말을 벗은 채 길게 누워 있기도 하는 고객도 허다하다는 것. 최근에는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상의를 거의 벗다시피 한 고객들도 등장해 곤혼을 치루는 경우도 있다는 게 한 은행 지점의 설명이다.
실제로 대부분 은행 지점의 경우 볼펜, 돋보기, 책 등의 분실은 이미 일상적인 일이 돼 버렸는데 특히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의 도난이 가장 심각하다는 것.
그리고 화장실의 분위기를 바꾼다는 목적으로 부착한 각종 소품용 액자를 떼어가는 사례도 빈번하다.
특히 하루종일 은행내에서 빈둥대며 먹고 자는 고객들도 문제거리. 자기 집 안방마냥 큰 소리로 통화를 하고 양말 등을 벗어 쇼파에 걸어 놓는가 하면 텔레비젼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스포츠라도 하면 아예 드러누워서 보는 고객도 간혹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점의 관계자들은 혹시라도 큰 소리가 날까 두렵기도 하거니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그저 냉가슴만 앓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의 편의를 목적으로 설치한 각종 첨단 편의 시설 때문에 다수의 고객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한 온라인 뱅킹용 컴퓨터를 장시간 차지하고 앉아 다른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일부 젊은층이 있는가 하면 서비스용 전화를 붙들고 1시간 이상을 통화하는 고객들도 다수 있다는 것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