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주요 데이터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내화금고의 구축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내화금고는 금융기관이 주요 데이터를 마그네틱 테이프에 백업해 보관하는 소산창고내에 위치하며 높은 열로부터 백업테이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갖추고 있는 내화금고는 외부에서 1000℃의 열이 가해질 경우 내부온도를 45℃로 1시간 정도 유지할 수 있지만 이와 관련한 별도의 구축 및 관리 규정을 상세히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한국건설기사협회가 발간한 ‘방화서고’의 규정을 토대로 소산창고를 구축하고 있지만 종이 서류 문서 보관에 대한 일반적 규정으로는 마그네틱 데이터를 보관하는데 한계가 있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1000℃의 열이 가해질 경우 45℃로 최소 3시간을 유지하는 기준에서 내화금고를 구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 선진국 기준에 맞는 내화금고를 갖춘 곳은 신한 한미은행 뿐이다.
한미은행은 올해 1월 JQA(일본 품질관리 규정)에 맞춘 내화금고를 소산창고내에 설치했다. 이 내화금고는 외부에서 1000℃의 열을 가했을 때 내부온도 45℃를 유지하며 3시간 견딜 수 있는 방화력을 갖췄고 압축 콘크리트를 15cm 두께로 둘러쌓아 외부 충격에 견디도록 했다. 방화력을 정밀 측정하기 위해 한국방재연구소의 심사도 받았다.
국내 전자금융업무 감독 규정에도 중요한 데이터는 백업해서 별도의 장소에 소산 보관하도록 돼 있지만 소산창고와 내화금고의 내화 방수 등에 대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해 미국 9.11테러 사건이후 정통부에서 금융기관의 데이터 보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백업센터 설립을 권고한 적이 있지만 그 당시에도 내화금고에 대한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금융 감독당국도 내화금고에 대해 안일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데이터를 소산해서 따로 보관하라는 규정을 만든 이상 소산창고의 조건등에 대한 기준까지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은행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안감사 감독 당국에 질의를 해도 규정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없이 “소산창고는 동일 건물내에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미은행의 내화금고 구축을 담당했던 관계자는 “소산창고 및 내화금고에 대한 별도 규정을 찾으려 해봤지만 감독국에서 이를 담당하는 부서도 찾기 어려웠다”며 “신뢰가 생명인 은행이 고객의 재산을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준이 따로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kh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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