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T 결과 초당 474건 처리…타 은행에 미치는 영향 클 듯
외환은행이 LGCNS와 11일부터 공식적인 차세대시스템 구축 일정에 돌입한다.
외환은행은 지난 8일 LGCNS에 차세대프로젝트의 주사업자로 확정됐음을 정식 통보했다. 코아뱅킹 패키지는 FNS닷컴의 ‘뱅스’를 채택했다. 외환은행과 LGCNS는 2개월간의 ISP(정보화전략컨설팅)가 끝난후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지만 실제 개발 작업은 이번주부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과 LGCNS 인력이 참여하는 별도의 추진팀이 발족됐다.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은 약 400억원이다.
외환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일평균 거래 건수 150만건 이상인 대형 시중은행으로써는 처음으로 주전산시스템을 전면 유닉스 체제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산업 광주 전북은행등이 메인프레임을 버리고 유닉스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들 은행의 특성상(특수은행, 지방은행) 일평균 트랜잭션 처리 규모면에서 시중은행과 많은 차이가 났기 때문에 금융권에 커다란 여파를 일으키지 못했다.
시중은행중 약 3년전부터 점진적으로 유닉스 체제로 전환한 신한은행은 요구불 예금 업무에 한해서는 안정성과 속도를 감안, 메인프레임을 고집하고 있다. 유닉스 체제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조흥은행 역시 메인프레임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안해 하고 있다. 이는 유닉스 체제의 대용량 거래 처리 능력에 대한 은행권의 불안감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는 증거다.
따라서 외환은행이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국내 은행권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메인프레임 신화’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외환은행도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바탕 脫 메인프레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혼란을 겪었다. 지난해 9월 LGCN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직전에는 전산실무자들이 ‘유닉스로 갈 것인가 메인프레임 체제를 고수할 것인가’를 놓고 무기명투표까지 실시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개방형 시스템으로 가야한다는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과연 대형 트랜잭션을 유닉스환경에서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함이 투표로 이어진 것이다.
우여곡절끝에 유닉스 체제를 선택한 외환은행은 4개월에 걸친 고강도의 BMT를 통해 유닉스의 안정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로 했다. ‘BMT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언제든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백지화시킨다’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한국IBM과 삼성SDS가 끊임없이 반전의 기회를 엿봤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LGCNS와 코어뱅킹패키지 공급업체 FNS닷컴도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FNS닷컴은 결국 한미 산업은행에 이어 외환은행에 ‘뱅스’를 공급하게 되면서 차세대 계정계 패키지 시장의 총아로 떠올랐다.
외환은행은 철저하게 ‘실제 상황’을 설정하고 BMT를 진행했다. BMT 분야는 대량거래 처리능력 부문, 시스템 무중단/무정지 가동 능력 부문, 시스템 보안 및 운영관리 부문 등 3개.
외환은행은 지난해 11월12일부터 12월8일까지 4주간, 실제로 거래된 테이터를 대량거래 처리능력 테스트에 적용했다. 수신업무와 여신, 외환업무 일부가 테스트 대상에 포함됐으며 금융 공동망 업무처럼 테스트 환경을 조성할 수 없는 업무는 제외했다.
외환은행은 BMT과정에서, 하루 8시간 동안 일어난 거래를 1시간내에 집중시키는 테스트(3일분)를 연속적으로 실행해 실제 상황보다 시스템의 긴장도를 높여보기도 했다.
이와 같은 BMT 결과 유닉스 시스템은 초당 평균 474건을 무리없이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이 현재 하루 평균 200만건, 피크타임시 최대 380만건을 처리하므로 유닉스 시스템이 이런 은행의 트랜잭션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무중단/무정지 가동 능력의 경우, 오라클의 RAC(Real Application Clusters)와 IBM의 HACMP 소프트웨어 두 가지를 적용해 테스트를 실시했다. RAC와 HACMP는 유닉스 기반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오픈 시스템 환경에서 무정지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외환은행의 차세대구축 기간은 약 24개월로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OLTP의 특성인 빠른 트랜잭션 처리 속도, 신뢰성 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기능 중심의 시스템을 구현하고 파라메타 드리븐 방식을 도입해 개발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