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메인프레임을 병렬로 연결 구성(시스플렉스: Sysplex)하는 멀티호스트 체계 마련에 나섰다. 은행들은 최근 인터넷뱅킹 등을 포함한 거래량이 급속히 증가한데다 시스템을 365일 24시간 동안 연속 운영하게 되면서 대량의 거래를 무장애로 처리할 수 있도록 메인프레임 환경을 변경한다.
특히 올해에는 IBM 메인프레임을 병렬로 연결 구성하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메인프레임 환경을 멀티호스트 체계로 전환하는 곳은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이다.
이중 국민 하나은행은 IBM 메인프레임을 멀티호스트 체계로 바꿀 방침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조흥 농협 등 유니시스 환경의 은행들이 멀티호스트 체계를 구현한 사례가 있지만 국내 은행권에서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한 사례는 옛 국민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합병은행의 주 전산시스템을 옛 주택은행 시스템으로 결정한 이후 주택은행 시스템의 병렬처리 환경 전환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주택은행 시스템이 일일 평균 3천 5백만건 정도인 합병은행의 트랜잭션 규모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IBM 메인프레임을 병렬로 연결 구성하는 멀티호스트 환경으로 재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주택은행 시스템을 6개월 이내에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시스템 구현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올해 30억원을 들여 계정계와 정보계 메인프레임을 멀티호스트 체계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정보계 메인프레임은 히다찌에서 IBM 제품으로 교체된다.
이밖에 제일 한미은행 등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은행 대부분이 가까운 시일내에 멀티호스트 체계를 구현해 365일 24시간 대용량 무장애 처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대부분의 단위 업무 시스템을 다운사이징하고 수신업무에 한해 유니시스 메인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는 신한은행 역시 올 추석까지 대용량 메인프레임으로 기기를 교체하고 병렬 처리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유니시스 기종의 메인프레임으로 하루 평균 400만건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으나 이 시스템으로는 오는 추석까지 늘어나는 거래량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대량의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멀티호스트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인프레임을 병렬 처리 환경으로 구성하면 시스템간 상호 백업체계가 구축돼 100%에 가까운 가용성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단일 시스템과 달리 대용량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며 “365일 24시간 무정지 무장애 처리를 하자면 은행들이 메인프레임 환경을 그렇게 바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