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전산 업무 담당자들이 각종 제도 변경시 중간 협의체에서의 IT평가 실시, 업무 일정 조정등을 감독기관에 건의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증권사들의 IT 평가 의견이 제도 변경시 반영될 전망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LG 대우 삼성 대신 등 대형 증권사의 전산 업무 담당자들이 증권업협회에 제도 변경에 따른 전산 업무 집중화 현상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주식호가 10단계, 거래소 시세 전송 방식 변경, 개별주식옵션 상장 등 제도 변경으로 인한 전산 업무가 동일한 시기에 집중돼 이들 시스템의 안정성 저하가 우려되고 연일 밤샘 작업을 하는 전산 인력의 사기도 말이 아니다”며 “제도 변경시 증권사들이 만든 협의체 등에서 IT 평가를 실시해 사안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을 협회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증권사 관계자들에 의하면 지난 2일, 증권사에서 새로 개시된 업무는 주식호가 10단계 변경, 거래소 시세 전송 방식 변경, 채권종목정보 변경, 거래소 및 코스닥 시간외매매 확대 등 10여가지가 넘는다. 이렇게 많은 업무 시스템을 촉박한 시일내에 개발해서 충분한 검증없이 오픈하다 보니 2일, 일부 증권사에서는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이달말에도 개별주식옵션 상장, 공인인증 시스템 개발 등 처리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이렇다 보니 이번달 증권사 전산 업무 일정에 시스템 개발 여부와 시기가 ‘미정’으로 표시된 것도 많다.
증협에서는 증권사들의 이같은 고충과 의견을 금감원 IT검사국에 의뢰했다. 금감원이 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 등을 아우르는 감독기관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에서는 이를 상부에 보고하고 조만간 후속 조치에 관한 의견서를 증권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무 집중화로 인한 시스템 장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증권사들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상부에 보고한 이후 감독원에서 공식적인 기구를 만들 것인지 증권사들의 자율적인 협의체를 구성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전산팀장은 “증시를 활성화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제도를 변경하는 것인데 방향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프로그램부터 개발하는 바람에 코스닥 50 옵션 처럼 계좌가 거의 개설되지 않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며 “증권 시스템의 ‘개선’과 ‘안정성’간 균형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도 무분별한 제도 변경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