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CN(야간전자장외주식시장)증권이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정규 시장이 마감된 이후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ECN의 거래 시간은 오후 4시반부터 9시까지 이며 가격은 당일종가로만 거래할 수 있다.
ECN은 수수료가 저렴하고 해외 증시 등 외부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어 이후 국내 증시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한국 ECN의 사령탑 이정범 사장(40·사진)을 만나 ECN 설립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ECN의 거래규모는 어느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개장 초기에는 오후 4시 반부터 9시까지 당일 종가 거래만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규모가 작을 것이다. 종가거래가 계속되는 한 거래규모는 거래소와 코스닥 거래량의 1.5%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매매가 허용되면 이 수치가 7%까지 올라가서 실질적인 시장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초기 거래량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종가거래만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시장 확대를 위한 시도가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우선 건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경쟁매매 체제로 넘어가면 투자자들 사이에 ECN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 기관 외국인 등 투자자별 성향에 맞춰 매매체결법이나 수수료를 차별화 하는 것을 맞춤형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제도적 뒷받침으로 24시간 경쟁매매 체제가 구현되면 거래소와 코스닥 거래량의 10% (1일 거래대금 5천억원)까지 시장을 확대시키는 것이 목표다.
▶거래행태, 재산 보유정도, 직업 등의 면에서 ECN의 주요 고객층은 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자전거래 등을 통해 상품 재고를 처리하는 시장으로 활용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데이트레이더보다는 포지셔닝에 초점을 두고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이 많을 것이다.
▶국내 증시가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향후 24시간, 경쟁매매 체제가 실현되면 해외 증시와 같은 시간에 장을 여는 ECN에서 이런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다. 이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글로벌 증권거래는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간다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다. 4~5년쯤 지나면 글로벌 거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거래형태가 될 것이다. ECN에서도 지난 10월 이후 글로벌 주식거래의 실시 시기와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 ECN이 국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면 해외 ECN과 제휴해 글로벌 서비스를 다양화 할 것이다. 뉴욕 증시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ECN은 국내 시장에서 외국 주식에 대한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오더를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ECN을 개장하면서 가장 염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개장 초기에 ‘시장’으로써의 이미지를 잃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CN은 사설기관이지만 일단 건전한 거래를 주도하는 시장을 조성해 공공성을 검증받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러다 보면 경쟁 요소가 들어간 ‘시장’으로써의 이미지가 퇴색할까봐 우려된다.
<이정범 사장 약력>
쪾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쪾美 시라큐스대 MBA
쪾아이오와 주립대 재무관리 박사
쪾한국증권연구원 연구원(온라인 증권거래를 중심으로 한 시장매매제도 연구)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