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VPN(가상사설망)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은 VPN이 전용선에 비해 구축 및 유지 비용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영업점 통신망 확충, 백업 라인, 재택근무망, 모바일 영업 회선 설치 등에 속속 이를 도입하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백업 라인용으로 구축되기 시작한 VPN이 은행 보험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VPN은 인터넷망이나 공중망을 사용해 둘 이상의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연결하기 위해 가상의 터널을 만들어 암호화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한 네트워크다. 따라서 VPN은 개방된 공중망 기반의 논리회선으로 기업의 폐쇄적인 전용회선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동시에 전용회선과 동등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VPN을 처음 활용하기 시작한 금융기관은 증권사. 동원 신영증권은 올해 초 백업 라인으로 VPN을 도입했다.
동원 신영증권은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유휴 설비로 놔둘 수 밖에 없는 백업 라인을 전용선이 아닌 VPN으로 대체해 회선 유지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했다. 신영증권은 이 백업 라인을 평소에는 인터넷망으로 사용해 지점과 본점간의 업무 트래픽 부하를 해결하고 있기도 하다.
은행에서는 재택근무 직원을 위한 회선과 영업점 통신망 확충을 위해 VPN을 도입했거나 할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최근 VPN 하드웨어형 장비를 도입해 본점과 지점망을 ‘게이트웨이 투 클라이언트(Gateway to client)’ 방식으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본사 직원이 재택근무시나 해외 출장시 노트북을 이용, 본사와 같은 환경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도 내년에는 재택근무 직원을 위한 VPN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VPN의 분리된 터널(split tunnel)을 이용, 인터넷에 직접 접속하면서 인터넷 트래픽을 효율화해 영업 직원들이나 재택 근무자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 내년에 VPN을 이용, 웹 기반 업무의 전송 데이터를 수용하고 보안이 강화된 영업점 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e비즈니스 업무량이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회선 비용을 낮추고 영업점 통신망에 대한 새로운 백업 체계를 구축하는데 VPN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협은 양재동 전산센터에 VPN 업무용 전용 통신망을 구축하는 한편 계정계 업무 백업용으로 VPN을 적용할 방침이다.
조흥은행은 RM(Relationship Manager)등과 같은 영업 직원들이 사용할 모바일 시스템의 회선으로 VPN을 활용할 계획이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인터넷 관련 업무가 늘어나면서 매달 엄청난 액수의 전용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금융기관들이 구축 및 유지 비용이 저렴한데다 전용선과 성능이 비슷한 VPN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보안 문제만 완벽히 해결되면 VPN에 대한 금융권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