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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조흥銀 ‘MOU 딜레마’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11-04 22:04

공자금 투입 1회 ‘특수성’인정 여부 고민

하이닉스 충당금 부담…올해 평가 내년 전망 불투명



예보와 조흥은행이 MOU와 관련 딜레마에 빠졌다. MOU상의 경영정상화목표를 다른 공적자금 투입 은행과 동일하게 설정할지, 아니면 조흥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해 예외 사항을 마련할지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올해 실적 평가는 하이닉스 충당금 설정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올해 이익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정부지분 매각작업을 감안, 적정한 충당금 설정으로 시장신뢰 회복에 무게를 둘 경우 목표 미이행에 따른 제재방안 또한 마땅치 않다.

문제는 조흥은행의 공자금 투입이 1회에 그쳤고, 독자적인 경영정상화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공자금 투입 은행중 그나마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자칫 MOU가 경영정상화에 부정적인 역할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예보와 조흥은행이 MOU를 체결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일정은 물론 경영정상화목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은 지난해말 독자생존 승인을 받아 공자금의 추가투입이 없었고, 정부가 오페라본드를 발행해서라도 지분을 낮출 것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큰 부담이다. 자칫 MOU체결이 그동안 조흥은행이 추진했던 경영정상화 계획에 차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올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하이닉스에 대해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 경우 경영정상화 목표 달성이 힘들다.

조흥은행은 하이닉스에 대해 7000억원 규모의 여신이 있지만 충당금 적립비율은 19%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최소한 40%이상의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조흥은행은 연말까지 5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는데 지난해말 순익규모가 1097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따라서 2000억원을 추가로 적립해 충당금 적립비율을 40%이상으로 맞출 수도 있다.

결국 하이닉스에 대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없이 5000억원이라는 순익을 달성해 경영정상화목표를 이행하던지 40%이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 3000억원으로 순익목표를 낮추고 경영정상화목표를 불이행하던지 양자 택일을 해야 한다.

조흥은행은 순익규모를 낮추고 경영정상화목표를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는 것이 유리하다. 경영정상화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는 하이닉스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을 높이는 것이 시장의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도 조흥은행이 경영정상화목표보다는 높은 시장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오페라본드 발행에도 유리하고 지분율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경영정상화목표를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어느 정도 수위의 제재방안을 마련할 지도 고민거리다. 낮은 수위의 제재를 강구한다면 다른 은행과의 형평성 문제로 여론의 질타가 예상되고 강도 높은 제재방안을 제시하면 영업력 위축이 우려된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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