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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수료 유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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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10-31 21:13

[苧洞칼럼] <강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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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돈이 별로 없는 사람이 은행 출입을 많이 하게 된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가계를 운용하다보니 여기저기 막을 돈도 많고 보낼 돈도 많은 법이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는 은행에 가면 별로 친절하지는 않아도 소소한 돈 여기저기 보내는데는 따로 돈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은행사람들이 갈수록 친절해지는 것 까지는 좋은데 가서 자질구레한 일들을 몇 건 처리하다보면 수수료라는 것이 제법 쏠쏠하게 나간다. 처음에는 얼마되지도 않았거니와 은행일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품삯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수수료 내는데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러더니 점차 수수료가 ‘껌값’수준에서 이제는 한끼 ‘밥값’ 수준으로 올라가고 가짓수도 점점 늘어 이제는 수수료 안내면 예금도 안받아주는 정도가 되었다. 푼돈은 맡기면 이자를 쳐서 더 주는 것이 아니라 관리비 떼고 돌려주는 세상이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실 우리가 그동안 너무 공짜를 좋아했지, 은행도 장사고 세상 모든 일이 다 사람 손이 가는 건데 공짜가 어디 있어, 우리 은행이 그동안 맨 날 인심 후하게 장사하다 망하기 까지 했는데 취급 원가도 안나온다는 은행 말이 맞을 거야.(라고 생각해주는 나는 언제나 은행편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나같이 은행편만 드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수료가 너무 비싸고 또 너무 자주 올린다고 앙앙불락하는 서민들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은행들이 왜 욕을 먹어가면서도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올리나 하고 수익구조를 들여다보니 과연, 수수료 인상과 신설에 매달리는 이유가 보인다.

“은행의 이익 가운데 수수료 수익 비중이 최고 6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은행은 올들어 3.4분기까지 대손충당금 적립전 이익 1조2천234억원 가운데 수수료 수익이 전체의 64.4%인 7천87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조흥은행의 경우에는 수수료 수익이 전체이익의 55.0%를 차지했으며 서울은행은 51.0%가 수수료 수익이었다. 또 외환은행은 35.7%, 신한은행은 34.6% 등으로 각각 전체이익에서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을 넘었다.“(10월21일자 연합통신 요약)

이정도면 은행이 예대 마진 차이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이 주업인지 아니면 부대서비스를 통한 수수료 장사가 주업인지 잠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동안 은행들이 수수료를 올리면서 언제나 취급원가에도 못미처 현실화 하는 것이란 말이 진실인지 의심을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은 은행 경영이 문제인 것이다. 은행 본연의 업으로 수익이 나지 않으니 손쉬운 수수료 장사로 돈을 벌자는 속셈이다. 은행이 언제나 수수료를 올리면서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거나 떳떳하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수료 인상과 신설이 필요하면 ‘원가 계산 결과, 외부 컨설팅 결과’운운하며 구렁이 담 넘듯 하지 말고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적시할 일이다. 개별은행이 못하겠으면 은행연합회나 금융연구원에서 할 일이다. 다 이럴 때 활용하려고 회비 내어 연합회도 만들고 고급인력 확보하여 연구원도 만들고 하지 않았는가. 은행 공동의 이익 개발과 대국민 설득이 필요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연합회의 임무이다.

은행들 마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경쟁적으로 수수료 장사에만 매달리다 조만간 극성 스런 시민단체들로부터 몰매를 맞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는데 마침 이런 기사가 모니터에 뜬다.

“금융기관이 경제부처가 몰려 있는 과천청사의 공무원에게 송금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특혜를 줘 물의를 빚고 있다.

과천청사 후생관에 입주해 있는 농협 과천청사 지점은 이곳 공무원에 대해서는 송금액에 관계없이 송금수수료를 한푼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으로 확인되면 송금액 단위별로 일정액의 송금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과천청사를 방문하는 일반인들도 이 지점을 많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지점 직원들이 송금자에게 일일이 공무원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송금자가 이유를 물을 경우 ‘공무원에 한해서만 송금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공무원과 일반인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부처의 한 공무원도 ‘공무원에 대해 송금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특혜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10월30일자 연합통신 요약)

농협 과천청사 지점을 방문했던 한 고객이 문을 나서면서 혼자 읊조리던 “도대체 농협회장이 누구야, 이러니까 금융인들이 욕을 먹지”라는 말. 이는 대다수 일반시민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 아닐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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