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2010년까지의 그룹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신속한 ‘턴어라운드’ 프로그램을 실시, 영업력 개선을 바탕으로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해 민영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민영화 이후에는 성장기반 구축 과정을 거쳐 국제경쟁력을 보유한 금융지주회사의 역할을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2002년까지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고 그룹의 턴어라운드, 통합시너지 효과 창출, 핵심스킬 구축, 성장플랫폼 기반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2003년부터 2년간은 국내시장에서 최고수준의 전문분야를 개발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기반을 공고히 해 종합금융네트워크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전문분야별로 최고의 지위를 확보, 국내 금융시장의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우리금융의 청사진은 우리금융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당장 자회사와의 업무통합 과정에서 마찰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10년간의 비전과 사업계획은 자칫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IT자회사 설립의 경우 한빛은행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기존에 파견된 인력을 철수시켰다. 추가로 투입키고 예정됐던 나머지 인원의 파견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평화, 경남, 광주은행에서 인력이 파견됐지만 업무의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신용카드사 자회사 설립도 우리금융이 계획한 연말이라는 기간내에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한빛은행 노조의 이러한 행동은 사업부제와 인사 등 은행 내부문제로 한빛은행 경영진과 의견접근만 이룬다면 태스크포스가 정상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한빛은행 노조는 은행과 우리금융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경영진과의 문제가 해결되도 우리금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IT와 카드사의 자회사 설립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업무마찰과 의견충돌이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의 탄생이 해당 금융기관의 이해와 합의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강제적으로 진행된 만큼 마찰의 요인은 곳곳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4개의 자회사 은행을 하나로 묶는 것을 1년의 기간을 보낸 뒤 진행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출범 이전부터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예보 관계자는 “지주회사는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것으로 전례가 없는 만큼 1년 동안 업무를 진행하면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설립 목적이 새로운 금융시스템의 개발이나 적용이 아닌 구조조정에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설립 초기에 기능재편을 끝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도 기능재편 작업을 진행하는데 1년이라는 시간을 소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인정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과 노사정 합의사항에 따라 1년이라는 독자경영 기간을 두기로 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